(149) 신조형주의 표현기법 Neo-Plasticism 소개, 몬드리안 스타일로 그리기 (ft.콜롬비아보고타미술교육)
이번주부터 3주 정도는 서양미술사에서 흥미 있어할 만한 미술사조를 소개하고 몇몇 화가들이 사용한 기법을 따라 해보는 수업을 해보기로 합니다. 새로운 자극도 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봅니다. 오늘은 형태가 단순하고 따라 그리기도 쉬운 신조형주의(Neo-Plasticism)를 주제로 골랐습니다. 설명할 때 참고할 스페인어 스크립트도 미리 준비했습니다.
한 분, 두 분, 오시더니 금세 열여섯 분이 오셨습니다. 스케치할 종이와 펜을 나눠드리고 잠시 한쪽 작업대로 모이시도록 한 다음 신조형주의 예술 사조에 대해 천천히 설명합니다. 예시 이미지도 몇 개 보여드렸는데 단 한 분도 피트 몬드리안(Piet Mondrian)을 아는 분이 없습니다. 아주 흔한 디자인이라 대부분 아실 걸로 생각했는데 조금 당황했지만 유럽지역에서는 아주 유명하고 흔한 디자인이라고 덧붙이고 소개는 마무리합니다.
단순한 형태의 이미지를 되도록 크게 대략적으로 그리고 나서, 길고 짧은 수직선과 수평선으로 내부를 채우고, 세 가지 원색으로 채색하시도록 합니다. 간단한 예시로 제 패드에 고양이를 그렸는데 다시 보니 다콩이랑 똑같이 생겼습니다. 역시 저는 집사입니다. 수강생분들이 각각의 스타일로 몬드리안을 재구성합니다. 인지장애나 지체장애가 있는 분들은 한 분 한분 도와드립니다. 열 여섯분 가운에 장애가 있으신 분들이 열 분이라 신디와 저 둘다 쉴틈없이 불려다닙니다.
수강인원이 너무 많아 지난주부터 장애가 있으신 분들은 신디가 따로 수업을 하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신디는 미술교사가 아니라서 다시 제가 수업을 하고 신디가 도와주는 걸로 원복 합니다. 인원이 적으면 제가 한분 한분 더 잘 봐드릴 수 있는데.. 하는 마음도 어쩌면 욕심일 수 있으니 주어진 여건을 받아들입니다. 최대한 쉬운 방법으로 설명하려고 하다 보니 제 순발력도 좋아진 것 같습니다. 처음엔 급한 마음에 그림에 직접 리터치를 했었는데 지금은 빈 종이를 들고 다니며 가이드만 해드리고 그림은 온전히 스스로 끝까지 마무리하시도록 합니다.
가이드를 동일하게 해 드려도 결과물은 각자의 개성이 섞여서 나옵니다. 재미있는 건 오늘은 대부분 원하는 이미지로 동물을 고르셨는데 고양이, 곰, 개, 해마, 닭, 나비, 사람얼굴, 전부다 그림 그린 사람을 닮았습니다. 마스크 뒤에서 혼자 키득거리고 웃습니다. 한 분이 1시간쯤 늦게 오셨는데 컬러링을 먼저 하고 몬드리안(Piet Mondrian) 스타일 그림을 그리시도록 합니다. 도화지 한쪽에 작은 악어 한 마리를 그린 후 가만히 앉아계시길래 여백에 다른 그림을 그리실 거냐고 물어도 No, 흰 종이 한 장 더 드릴지 여쭤봐도 아니라고 합니다. 한참 동안 악어만 바라보고 계시더니 다음시간에 또 오겠다 하고 가십니다. 제가 봐도 악어가 참 귀엽습니다.
(사무엘하22:29) 여호와여 주는 나의 등불이시니 여호와께서 나의 어둠을 밝히시리이다. You are my lamp, O LORD; the LORD turns my darkness into light.
2023.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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