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여행 생활 봉사

(144) 테켄다마 폭포 Salto de Teaquendama, 소아차 Soacha (ft.콜롬비아보고타)

728x90
반응형


(144) 테켄다마 폭포 Salto de Tequendama, 소아차 Soacha (ft.콜롬비아보고타)


콜롬비아 보고타는 내륙 고산지대라 바다나 계곡이 가끔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바닷가는 비행기로 2시간쯤 거리에 있고 계곡은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얼마전 세계테마기행 콜롬비아편을 보는데 보고타 근교에 있는 큰 폭포를 소개해줍니다. 소아차(Soacha)에 있는 테켄다마 폭포(Salto de Tequendama)인데 구글링 해보니 버스로 갈 수 있네요. 뜨랜스밀레니오를 타고 산마테오역(San Mateo)에 내려 폭포까지 가는 미니버스를 타라고 되어있습니다.  



반응형




산마테오역(San Mateo)이 있는 소아차(Soacha) 지역과 소아차 가는 경로에 있는 남부 지역(Ciudad Bolívar)은 모두 현지인들이 위험하다고 꼽는 곳이라 소지품을 더 꼼꼼히 챙깁니다. 산마테오역 주변은 산 꼭대기까지 집들이 촘촘히 들어서있는 시골입니다. 역에서 나와 노점상인분께 테켄다마 폭포로 가는 버스가 정차하는 곳을 물어보고 정류장 표지판도 없는 흙길 위에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20분쯤 기다리니 미니버스가 왔는데 좌석이 없다며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엔진룸 위에 앉아서 갈 거면 타라고 합니다. 뙤약볕에 다시 20분 더 기다릴 자신이 없어 버스에 오릅니다. 






저 말고도 엔진룸 위에 3명이 더 앉아서 갑니다. 앞자리를 좋아하긴 하는데 엔진룸은 처음입니다. 그래도 푹신한 커버가 되어있어 엉덩이는 안 아픈데 커브길에 균형을 잡으려면 발로 대시보드를 미는 약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조수석에 앉으신 여성분이 가는 내내 보고타 강(Río Bogotá)과 테켄다마 폭포(Salto de Tequendama)에 대해 이야기해 주십니다. 보고타 강은 보고타 시민들이 사용한 하수가 모여 냄새가 고약하고 수질도 나쁘다며 눈살을 찌푸립니다. 테켄다마 폭포에 도착하고 저 혼자 내립니다. 다른 사람들은 목적지가 여기가 아닌가 보네요. 버스승객들이 모두 손을 흔들어주십니다. 잘 둘러보고 가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내려서 보니 길 건너편에 조금 큰 버스도 다닙니다. 돌아가는 길에는 저 큰 버스를 탈 수 있길 바랍니다. 폭포 주변이라 온통 우레 같은 물소리로 가득합니다. 관광안내판을 힐끗 보고는 바로 폭포 쪽으로 내려갑니다. 7단 내외의 다단계 폭포가 우거진 밀림 사이로 떨어지는데 태초의 자연이 이런 모습일까.. 약간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까지 풍깁니다. 광대한 자연 앞에 서면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놀랍고 근사한 곳입니다.





폭포까지 내려가는 길도 허술하고 올라오는 길도 손으로 짚어야할 정도로 가파릅니다. 겨우 올라와서 뒤를 돌아보니 물안개로 폭포 주위가 살짝 뿌옇습니다. 묘하게 몽환적인 분위기입니다. 안타깝게도 안개 틈새로 별로 상쾌하지 않은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오네요. 보고타 시에서 하수 정화에 좀 더 신경써주길 바랍니다. 으읔.




폭포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은 모두 식당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무땔감을 이용해 음식을 하는데 연기와 불향이 심해 지나가기만 해도 사우나 스팀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연기를 뒤집어씁니다. 음식 하는 걸 쳐다보고 서있다가 직원에게 거의 강매당하다시피 해서 따말(Tamal)과 커피(Tinto)를 받아 들고 자리에 앉습니다. 경치를 조망하기 좋은 자리에 앉아 잠시 멍하니 폭포를 바라봅니다. 저는 불멍보다 물멍이 좋은 것 같습니다. 





뭔가 제 허벅지를 치는 바람에 물멍을 멈추고 아래를 내려다봅니다. 어디가 눈이고 어디가 코인지 구분이 안 될 만큼 크고 까만 눈을 가진 개 한 마리가 저를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얼른 밥 먹고 자기도 좀 달라는 표정입니다. 저 밥 먹을 때 후식 기다리면서 식탁 위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다콩이 같네요. 타말(Tamal)에 있는 닭다리 살을 발라 아레빠(Arepa) 위에 올려 바닥에 내려놔주니 잘 먹습니다. 아레빠를 접시 삼아 몇 번 더 줬더니 아레빠까지 다 먹어버렸네요. 이제 고기는 다 먹어서 없다고 해도 계속 앞발로 재촉하길래 감자랑 쌀밥을 플라타노 껍질에 올려 줘 보니 잘 먹습니다. 결국 멈머가 타말 2/3를 먹고 접시가 비니 미련없이 갈길을 갑니다. 뭔가 당한 느낌이 들지만 어쩔 수 없지요. 식은 커피로 입가심하고 일어납니다.  





그 사이 안개가 짙어져 폭포는 이제 보일 듯 말듯하네요. 조금 더 내려가면 보일까 싶어 버스 가는 길로 걸어가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크리스마스 장식 뒤편으로 폭포가 있는데 희미한 형체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식당 주인아주머니가 수시로 안개가 끼는데 조금 있으면 갠다고 마음씨 좋은 표정으로 웃어주십니다. 다행히 폭포를 봤으니 안개도 덤으로 구경하자는 생각으로 기다리는 동안 폭포 옆 박물관 구경하러 갑니다.  



(잠언16:9)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In his heart a man plans his course, but the LORD determines his steps.


2023.1.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