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과타비타 Guatavita 호숫가 + 마을 산책 (ft.엘도라도 황금전설)
과타비타 호숫가 쪽으로 계속 내려갑니다. 사실 정확한 지명으로는 또미네저수지(Tominé Reservoir)인데 과타비타에 있는 큰 호수라 그렇게 부릅니다. 엘 도라도(El Dorado), 황금의 도시 전설에 등장하는 과타비타 호수(Mirador Laguna Guatavita)는 마을에서 1시간쯤 떨어진 산정에 있는 작은 자연호수입니다. 어딜 찾아가는 게 아니라 구글맵은 켜지 않고 정처 없이 걷습니다. 아치형 석조문을 지나면 넓은 광장이 나오고 바로 앞에 인디헤나(indígena) 형상의 분수대(Fuente de la Cacica)가 있습니다. 보고타 황금박물관(Museo del oro) 로비에 있는 석상과 닮았습니다.
하얀 시계탑을 기준으로 과타비타 박물관 카페(Museo Café Guatavita), 시청(Casa Municipal), 교회당(Iglesia Nuestra Señora de los Dolores), 극장(Teatro San José) 등이 위치해 있습니다. 과타비타의 하얀 집, 점토 타일, 나무 문, 아치형 문, 계단 등은 콜럼버스 이전 시대(precolombino), 스페인 식민지 시대(colonial), 안달루시아(andaluz) 시대, 현대(contemporáneo)를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스타일로 재해석한 건축이라는 소개문이 보입니다. 지붕은 볼 때마다 우리나라의 기와지붕이 떠올라 흥미롭습니다.
이 부근이 과타비타 중앙공원(Parque Principal de Guatavita)으로 관광객으로 늘 북적이는 곳인데 아침 이른시각이라 조용합니다. 한산한 틈을 타 건물 앞에서 화보 촬영하는 무리도 보입니다. 샤머니즘(shamanism)과 관련이 있는 듯한 제단도 보이는데 따로 설명이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주차장 겸 시외버스 정류장에는 아까 제가 타고 온 초록색 버스가 보고타로 갈 승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날씨도 좋고, 건물들은 아름답고, 마을은 깨끗해서 사진이 전부 근사합니다.
또 다른 아치형 문을 지나 더 아래로 내려가봅니다. 망토와 수공예품 파는 가게 옆에 카페가 있는데 아직 문을 안 열었네요. 카페 앞 잔디밭에 늘어진 멈머에게서 현자를 봅니다.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어도 눈도 깜짝 안 합니다. 그림처럼 예쁘고 평온한 과타비타 마을은 혼자 산책하는 개, 주인과 산책 나온 개, 해먹에서 일광욕하는 고양이가 주인입니다.
바람이 조금씩 더 차가워지는 게 호숫가(Tominé Reservoir)에 다 온 듯합니다. 비포장 도로가 시작되는 지점부터는 걸어서만 들어갈 수 있게 해뒀습니다. 가다 보니 나무덤불 사이로 호수가 보여 사진을 찍는데 멍멍 소리가 들립니다. 햇빛이 강한 데다 선글라스도 끼고 있어 못 봤는데 주인과 산책 나온 개가 같이 찍혔네요. 투샷을 찍으려는 주인과 호응 안 해주는 개, 저랑 제 고양이 다콩이를 보는 것 같습니다. 꼭 성공하시길!
15분쯤 더 걸어 과타비타 호숫가(또미네저수지: Tominé Reservoir)에 도착했습니다. 스위스 인터라켄(Interlaken)에 있는 두 개의 호수(Lake Brienz, Thunersee)가 문득 스쳤지만 유럽과 비교할 순 없으니 과타비타에 집중하기로 합니다. 사람이 거의 없어 마스크를 내리고 호숫가를 따라 걷습니다.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만 들립니다. 명상 겸 공상도 실컷 하고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기도도 합니다. 과타비타도 해발 2,700m 고산이고 조용하기까지 하니 주님께 기도가 더 잘 전해지겠지요.
(마가복음1:3)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어 이르되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의 오실 길을 곧게 하라 기록된 것과 같이. “a voice of one calling in the wilderness, ‘Prepare the way for the Lord, make straight paths for him.’ ”
2022.12.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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