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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125) 콜롬비아 보안경호업체 훈련시설 견학 + 현지인 사업가 (ft.과타비타Guatav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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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콜롬비아 보안경호업체 훈련시설 견학 + 현지인 사업가 (ft.과타비타Guatavita)


호숫가에 아카시아 딜바타(Acacia dealbata, Momosa) 나무가 많이 보입니다. 눈 결정을 닮은 작고 노란 꽃과 미모사 잎이 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과타비타 호숫가, 또미네 저수지(Tominé Reservoir)에서 한참 시간을 보내고 다시 마을로 갑니다. 마스크를 올리고 선글라스도 고쳐 씁니다. 과타비타는 마을 전체가 오르막길입니다. 숨이 차지 않게 오르막길을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데 멍멍 소리가 납니다. 돌아보니 아까 내려올 때 만난 개가 신나게 뛰어옵니다. 다시 보니 두 귀는 하늘로 바짝 올라가있고 군살 없이 매끈한 몸매를 가진 굉장히 멋진 개입니다. 주인이 미안하다며 개를 나무랍니다. 개 이름은 헨리(Henry), 2살인데 경찰견으로 키우는 중이라 사회성 기르려 데리고 다닌다고 합니다. 주인은 후앙(Juan), 약간 헤비토커인데 말이 빨라 절반도 못 알아듣습니다. 제게 답을 요구하는 건 없는 듯해서 적당히 호응하고, 또 가끔은 동문서답하며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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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뭐 할 거냐고 묻길래 커피 한잔 하려고 한다 했더니 근처 카페를 소개해줍니다. 그러더니 잠시 여기서 기다리면 집에 헨리를 데려다 놓고 오겠답니다. "아니, 윗동네 좀 둘러보고 점심 전에 보고타로 갈 거다"를 머릿속으로 영작 중인데 카페 주인과 친한지 저를 한국에서 온 손님이라고 소개하며 커피랑 빵(Pandebono)을 대신 주문하고는 헨리를 데리고 가버립니다. 일단 자리에 앉습니다. 동네 주민들이 카페 안팎을 왔다갔다하며 수다떠는 모습을 보며 커피랑 빵을 먹습니다. 후앙은 10분도 안되어 다시 왔습니다. 한국문화와 한국 사람에 관심이 많은데 저를 만나서 정말 행운(Qué buena suerte!)이라며 한껏 신이난 기색입니다.   






후앙은 과타비타에서 보안경호 관련 사업을 하는데 회사와 직원들도 소개해주고, 인근 시골지역 구경도 시켜주겠다고 합니다. 주저하는 제 눈빛을 본건지 여기서 차로 5분 거리라며 다 둘러보고 와도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고 덧붙입니다. 사업을 시작한지는 꽤 됐는데 최근 사업체가 커지면서 바쁘지만 즐겁다고 말하는 표정이나 눈빛이 약간 상기돼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그걸 누군가에게 소개해주고 싶을 만큼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후앙의 차를 타고 일터로 갑니다. 이 부근에 경호원 교육시설, 경비견이나 경찰견 훈련장 등을 새로 만드는 중인데 사격장 등 일부시설은 이미 운영 중이라고 합니다.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데 흙먼지가 엄청 날립니다. 옷이 회색이 되어갑니다.    




경비견 야외 훈련시설 예정지를 먼저 보여줍니다. 부지가 생각보다 넓습니다. 키가 큰 열대성 나무들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잠시 기다리라더니 창고 같은 건물에 들어가서 책자 하나를 챙겨 나옵니다. 뒷좌석에 책자를 던져놓고 다시 흙길을 달려 또 다른 공사 중인 건물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건물의 용도를 설명하는데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추측컨대 경비견이나 경찰견 훈련장인 듯합니다. 후앙은 차에서 내려 공사중인 인부들과 인사를 나누고 저는 차에 앉아 바깥 구경을 합니다. 역시 주변 경관이 멋집니다. 이렇게 좋은 자연환경에서 훈련하면 사람도, 개도 스트레스 받지않고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 차를 타고 구불구불 흙길을 달려 사격장에 도착합니다. 여기도 규모가 상당하네요. 사격장 뒤편 건물은 경호원 교육시설로 사용하는 곳인데 커피 한잔하러 들어갑니다. 사격장은 현재 운영중인 시설이라 직원들도 보이고 살림을 챙겨주는 여사님(Irene)도 계십니다. 이레네 아주머니가 주전자에 커피를 끓입니다. 전에 넬비드가 내려준 커피도 그렇고 이렇게 끓인 커피는 고소한 게 정말 맛있습니다. 커피 마시는 동안 후앙은 휴대폰 메시지와 통화로 바쁩니다. 이 정도 규모의 사업체를 이제 막 키우는 중이니 쉴 틈 없이 일이 몰아칠 듯합니다. 





후앙이 회사 로고가 찍힌 유니폼을 보여주며 제게 사진 찍어가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회사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걸 눈치채고 구글링 해보라는 의미 같습니다. 우리나라 캡스(CAPS)나 세콤(SECOM) 같은 보안경호업체인데 콜롬비아는 치안이 좋지 않아 학교, 회사 건물, 쇼핑센터, 공동주택 등 모든 공공시설에 경비견과 경호원이 상주하니 이런 사업이 전망이 있을 것 같습니다. 경호용 무기도 보여주는데 실물 총은 태어나서 처음 봅니다. 오늘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네요. 후앙이 같이 사진 한 장 찍자고 해서 이레네 아주머니와 셋이 서봅니다. 다들 바쁜 일상에도 낯선 외국인을 위해 기꺼이 시간과 마음을 내어주시니 감사합니다.   




(히브리서13:1-2) 형제 사랑하기를 계속하고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 Keep on loving one another as brothers and sisters. Do not forget to show hospitality to strangers, for by so doing some people have shown hospitality to angels without knowing it.


2022.12.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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