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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120) 콜롬비아 현지인 친구네 점심식사 초대, 아히아꼬 Ajiaco + 나띠쟈 Nati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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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콜롬비아 현지인 친구네 점심식사 초대, 아히아꼬 Ajiaco + 나띠쟈 Natilla


넬비드네 집에 점심식사 초대를 받았습니다. 콜롬비아 음식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아히아꼬(Ajiaco)를 해주겠다고 합니다. 넬비드의 어머니 리히아가 뭘 좋아하시는지 물어보고 갈 때 선물로 사가기로 합니다. 넬비드가 찍어준 주소로 경로를 조회하니 넉넉잡아 1시간 정도 소요되네요. 근처 쇼핑몰에서 넬비드 조카 시몬 선물도 살 겸 2시간 전에 집에서 나섭니다. 리히아가 좋아하는 밀오하스(Mil hojas: 밀푀유)는 집 근처 빵집(Hornitos)에서 가장 큰 걸로 주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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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기다리는데 정류장 앞 펍(Bar)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경기 중계 중입니다. 프랑스가 2:0으로 지고 있었는데 제가 길에 서서 버스 기다리는 동안 음바페Mbappe 선수가 2골을 넣어 2:2 동점이 됐습니다. 관중석에 앉아있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도 수시로 카메라에 잡힙니다. 버스를 탔는데 라디오에서도 월드컵 중계중입니다. 아무나 이겨라, 파이팅! 




넬비드 집 근처 쇼핑몰에서 내려 조카 시몬에게 줄 선물을 사러 갑니다. 시몬은 전에 한번 넬비드와 리히아를 따라 제 수업에 온 적이 있는데 역시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선물로 작은 휴대용 크로키 북이랑 드로잉 펜을 샀습니다. 쇼핑몰 내에서도 사람들이 커다란 모니터 아래 모여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경기를 보고 있습니다. 아직 경기 중인 것을 보니 연장전까지 간 듯한데 결승전답게 흥미진진합니다.




이 동네는 분위기가 꼭 런던(Londres) 같습니다. 타운하우스처럼 단독주택들이 모여있고 도로가 폐쇄형이라 길에서 롤러블레이드 타는 아이, 스케이트보드 타는 아이, 공놀이 하는 아이들도 보입니다. 집집마다 대문이랑 현관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정성스럽게 해 뒀습니다. 넬비드네 집 앞에 도착해서 메시지를 보내니 시몬이 저를 데리러 나왔습니다. 식사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해서 다행입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려니 그냥 들어오라고 합니다. 저를 배려해서 오늘만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손님 입장에선 편해서 좋습니다. 집은 넬비드와 리히아를 닮아 아늑하고 단정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넬비드 여동생(시몬의 엄마)과 시몬의 여동생 발레리아도 와있습니다. 발레리아는 7살인데 인형같이 예쁩니다. 둘 다 영민해 보이고 예의도 바릅니다. 오빠가 여동생을 아주 잘 챙깁니다. 주방에 들어가 보니 넬비드가 요리한 아히아꼬(Ajiaco)가 끓고 있습니다. 넬비드 여동생이 젓고 있는 건 건포도와 코코넛을 넣은 나띠쟈(Natilla)인데 우리나라 도토리묵 같이 생겼습니다. 지난번 기관(DIVRI)에서 먹은 건 코코넛만 넣어 흰색이었는데 조금 다릅니다. 시몬이 식탁을 세팅하네요. 발레리아랑 저는 식탁 옆에서 멀뚱 쳐다보고 서있습니다. 볶음밥이랑 아보카도(aguateca), 옥수수는 따로 놓고 치즈를 올린 아히아꼬를 옆에 둡니다. 식당에서 먹는 거랑 비교가 안 되게 맛있습니다. 남김없이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공원 산책도 하고 커피도 한잔하러 다같이 밖에 나갑니다. 시몬은 축구공을 챙기고 발레리아는 유니콘 인형을 챙겨 듭니다. 넬비드는 리히아가 사용하는 휠체어 바퀴에 바람을 넣고 모자랑 마스크도 챙깁니다. 조용하고 깨끗한 전형적인 신도시 주택단지입니다. 근처 공원에는 작은 축구장, 농구장, 배구장이 하나씩 있습니다. 시몬은 같이 축구할 동네 사람들을 만나 2:2로 축구하고 저랑 넬비드, 리히아는 그 옆 벤치에 앉아 구경합니다. 넬비드 여동생과 발레리아는 공원 한쪽에 있는 놀이터에서 그네 타고 미끄럼도 탑니다. 평온한 일상입니다. 해외에서 현지인들의 일상에 잠시 함께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소처럼 덩치가 큰 멈머가 어슬렁어슬렁 지나갑니다. 시몬은 아쉽게도 8:6으로 졌습니다. 마르고 키가 커서 축구보다 배구를 잘한다더니 정말 그런가 봅니다. 





리히아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커피는 집에서 마시기로 하고 들어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을 켜니 더 예쁘네요. 제가 사 온 밀오하스(Mil hojas)랑 과일차, 리히아는 따뜻한 커피를 마십니다. 아무래도 많이 피곤하신지 방에 가서 쉬시고 저랑 시몬, 발레리아는 밖에서 한국어 공부 겸 같이 놉니다. 아이들이라 그런지 외국어 배우는걸 꽤 흥미 있어합니다. 발음도 곧잘 따라 합니다. 한참을 놀다 보니 밖에 비가 내리고 저녁 6시가 넘어 어둑어둑해집니다. 점심만 먹고 가려고 했는데 눈치 없는 손님입니다. 



집 가려고 하니 넬비드가 내일 먹으라며 아히아꼬랑 나띠쟈를 포장해줍니다. 차로 집까지 바래다준다며 차 키도 챙깁니다. 시몬이랑 발레리아도 따라나서네요. 넷이서 차 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집 가는 내내 떠듭니다. 언젠가 한국에 셋이 놀러 오겠다고 합니다. Bienvenidos! (환영!) 



집 앞까지 태워다줘서 편하게 잘 왔습니다. 다음 주에 또 놀러 오라고 해서 그러겠다고 했는데 아마 제가 수시로 들락거릴 듯합니다. 누군가 제 집에 오는 것도, 제가 다른 집에 가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는데 넬비드네 집은 꼭 제 집처럼 편안합니다. 다음번에 갈 땐 리히아가 집에서 혼자 그림 그릴 수 있는 재료들을 좀 사가야겠습니다. 3주간 기관(DIVRI)에 수업이 없으니 제가 방문교사 역할을 해볼까 합니다. 저를 초대해주고, 잘 대해주는 넬비드 가족들에게 와츠앱(whatsapp)으로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Muchísimas gracias. 


(시편103:5) 좋은 것으로 네 소원을 만족하게 하사 네 청춘을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 Who satisfies your desires with good things so that your yourh is renewed like the eagle's.


2022.12.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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