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여행 생활 봉사

(118) 한-콜우호재활센터 DIVRI 종무식 오찬 행사, 크리스마스 노베나 Novena Navidad (ft.콜롬비아보고타미술교육)

728x90
반응형


(118) 한-콜우호재활센터 DIVRI 22년 종무식 오찬 행사, 크리스마스 노베나 Novena Navidad


한-콜우호재활센터(DIVRI)에서도 연말이라 직원들과 종무식 행사를 합니다. 간단하게 기관장 인사 말씀, 격려 직원 포상 정도만 할 줄 알았는데 초대장을 보니 점심 식사를 같이 하네요. 이곳 종무식 행사는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고 신디가 꼭 오라고 해서 당일 10시 조금 넘어 기관에 갑니다. 1층 로비가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벌써 종무식 행사를 하나 싶어 들어가서 보니 가톨릭 미사(misa) 중입니다. 찬양이라도 듣고 올라가야지 하고 맨 뒷자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같이 손뼉 치며 찬양합니다. 개신교 교회가 잘 없다 보니 가톨릭 미사 때 찬양 부분만 참석한 게 벌써 여러 번이라 이제 찬양도 귀에 익습니다. 


반응형


미사가 시작되길래 가방 챙겨서 2층 사무실로 올라갑니다. 어제 전시회 때 사용한 이젤은 모두 2층에 올라와있네요. 연말에 기관(DIVRI) 1층 로비는 여러 행사로 쉴 겨를이 없습니다. 사무실에 들어가니 마르셀라 혼자 있습니다. 왜 미사 안가냐고 했더니 본인은 믿음이 없답니다. 제게 개신교 교회에도 노베나(Novena)가 있냐고 묻습니다. 처음 듣는다고 하니 지금 1층 로비에서 하는 게 미사(misa)가 아니고 노베나 의식이라고 합니다. 구글링 해보니 가톨릭 교회에서 크리스마스 전 9일간(12.16~12.24) 기도드리는 걸 크리스마스 노베나(Novena Navidad)라고 하는데 오늘이 그 첫날이라고 되어있네요.




사무실에 있는데 신디가 노베나 마치고 올라옵니다. 손에 뭘 들고 먹고 있는데 맛있어 보이네요. 뭐냐고 물어보니 1층에 많이 있다고 가지러 가자합니다. 넉넉하게 4개를 챙겨옵니다. 흰색 푸딩은 나띠쟈(Natilla blanca), 동그란 빵은 부뉴엘로(Buñuelos)인데 나띠쟈랑 딸기잼은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먹는 전통음식이라고 합니다. 나띠쟈는 코코넛이 들어간 푸딩인데 달콤한 게 제 입맛에 딱입니다. 



같은 사무실에 여성분이 신디까지 4명인데 다들 틈만나면 뜨개질을 합니다. 최근에는 모자를 열심히 만들더니 오늘 느닷없이 모자를 하나씩 주면서 연말이니 기념촬영을 하자고 합니다. 저는 두상이 커서 다 안 맞다고 했더니 큰 거 하나 만들어뒀다며 캐비닛에서 꺼내 줍니다. 오, 꼭 맞네요. 사진을 찍고 보니 90년대 아이돌 그룹 같습니다. 저 모자를 쓰고 있으니 다들 촌스럽고 웃기고 재미있습니다. 



옆 사무실 직원이 종무식 행사장(1층 다목적 강당)으로 내려오라는 소식을 전해줍니다. 오찬장은 빨간 식탁보에 투명 플라스틱 의자가 세팅되어 있는데 장난감 같습니다. 자리는 부서별로 앉습니다. 행정부서 직원들은 산타 클로스 모자도 맞춰 썼네요. 식순에 따라 기관장께서 인사말씀을 하시고 직원 두 명에게 작은 포상도 합니다. 



드디어 점심 메뉴가 나옵니다.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소시지, 감자, 플라타노, 모르씨쟈(morcilla: 콜롬비아 순대)가 플레이팅 되어 있습니다. 영국에서도 크리스마스에 해기스(haggis: 스코틀랜드 순대)를 먹는데 비슷한 문화네요. 그땐 집주인 아주머니가 마을 크리스마스 파티에 데리고 가주셨는데 둥글게 모여 서서 춤도 췄던 기억이 납니다. 현지인과 어울리면 소소한 현지 문화를 배우는 재미가 있습니다. 기도 후 식사를 시작합니다. 옆 사무실 직원 한분이 같은 테이블에 앉으셨는데 비건(vegetariana)이라 감자와 플라타노만 드시고 나머지는 다른 직원분들께 나눠줍니다. 저는 다 먹어보려고 했는데 소시지는 맛이 별로고, 소고기는 너무 질겨 반쯤 먹고 남깁니다. 



종무식 오찬행사 직후 다들 일찍 퇴근합니다. 하늘이 더없이 맑고 구름도 예쁘네요. 날이 더우니 깐델라(Candela)가 보안게이트 안쪽에서 쉬고 있습니다. 보안요원이 깐델라 밟지 않게 조심하라며 눈짓합니다. 다들 조심조심 깐델라를 피해서 옆으로 돌아 나갑니다. 다음 주부터 3주간 기관 전체 수업은 휴강입니다. 직원들은 출근해서 업무 정리하고 내년 업무 계획도 세웁니다. 저는 집이 기관 근처라 특별한 일이 없으면 출근해서 그림도 그리고 스페인어 공부도 하려고 합니다. 안녕, 다음 주에 만나요! 



집까지 걸어오는데 풍경이 정말 환상적입니다. 하늘, 구름, 풀, 나무를 좋아하는 제게 주님이 주시는 종무식 선물 같습니다. 파견 후 3개월반동안 크고 작은 위기가 있었지만 무탈하게 올해 활동을 잘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천천히 걸으며 경치를 만끽해봅니다. Estoy muuuuy feliz! 




(시편128:2)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You will eat the fruit of your labor, blessings and prosperity will be yours. 


2022.12.

글약방her 씀.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