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한-콜우호재활센터 DIVRI 연말 행사, 수료증 Diploma 서명 + 전시회 준비
연말이 되니 한-콜우호재활센터(DIVRI)에도 크고 작은 행사가 많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입구에 대형버스가 주차돼있고 방문객 게이트에는 행사 참석을 위해 온 듯한 군인, 경찰들로 줄이 깁니다. 다행히 오늘은 직원용 게이트가 열려있어 대기 없이 바로 들어옵니다. 앞마당에는 대형 천막이 기역자로 설치돼있고 음향 테스트를 하는지 안쪽은 시끌시끌합니다. 사무실로 가려면 천막 안을 가로질러야 하는데 가다 보니 천막 옆으로 방문객용 선물도 한가득 쌓여있습니다. 행사명은 <Correo de la gratitud>라고 되어있는데 신디에게 물어보니 군인, 경찰을 대상으로 하는 연말 사은행사라고 합니다.
빨간 봉투에 푸짐하게 담긴 저 선물은 뭘까 궁금합니다. 저도 한 봉지 갖고싶네요. 오늘은 미술작품 전시회(Exposición)를 준비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날입니다. 오전부터 신디도 저도 바쁘게 움직입니다. 신디는 수료증(diploma) 만들고 저는 그림마다 작가명과 작품명, 기법 등을 소개하는 태그를 만듭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3시간 꼬박 단순노동을 했더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밖에 행사가 있으니 식당에도 사람이 많을 듯해서 11시 40분쯤 구내식당으로 갔는데 아무도 없네요. 알고 보니 행사 참석자들에게는 도시락이 제공됩니다. 여유롭게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깐델라(Candela)도 막 식사를 마쳤네요.
밥 먹고나면 기관(DIVRI) 안뜰을 한두 바퀴 돕니다. 회사 다닐 때 사무실 옥상 정원을 30분 정도 산책했었는데 습관이 됐는지 밥 먹고 산책을 안 하면 허전합니다. 행사장은 이제 참석자들로 꽉 찼네요. 오전에는 기관 이용자분들이랑 경찰분들이 계시더니 이젠 군인 분들로 자리가 채워졌습니다. 무대에서는 경찰 밴드가 공연 중인데 실력보다 파이팅이 돋보입니다. 콜롬비아 국기 색깔(빨,파,노)과 크리스마스 색깔(초,빨,흰)로 장식한 거대한 천막은 곧 폭우가 쏟아져도 끄떡없게 생겼습니다.
다시 작업하러 미술실로 올라갑니다. 신디가 만든 수료증(Diploma)이 책상 위에 놓여있습니다. 예쁘네요. 제 이름 밑에는 Docente Arte(미술 교사), Voluntaria KOICA (코이카 봉사단원) 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영어 서명을 할까 하다가 한글 정자로 서명을 대신합니다. 이걸 받고 기뻐하실 이용자분들을 생각하니 벌써 기분이 좋습니다. 이번 1차 수료자는 40여 명인데 10회 이상 출석한 분들만 대상입니다. 내년엔 더 많은 분들께 드릴 수 있길 바랍니다.
캔버스(lienzo)에 작업한 것들은 따로 모아두고 스케치북 그림은 뒤에 색지를 덧대서 사용한 재료에 따라 각각 분류해둡니다. 그림 제목, 이름, 재료와 기법을 정리해서 이름표를 만듭니다. 워드(Word) 프로그램으로 작업을 하려니 불편해서 손에 익은 한글(HWP)로 작업 후 옮기기로 합니다. 작품을 추린다고 추렸는데 정리하고 보니 그래도 150여 점을 넘습니다. 기념이 되도록 처음 작업한 분들 것도 하나씩 챙겨 넣다 보니 어쩔 수 없네요. 오늘은 태그 만드는 것까지만 해야겠습니다. 신디가 4시쯤 와서 얼른 가라며 본인도 집 간다고 내일 같이 하자고 합니다. 내일 수업이 있긴 한데.. 손 빠른 신디랑 하면 금방 하겠지요.
(골로새서3:13)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Bear with each other and forgive whatever grievances you may have against one another. Forgive as the Lord forgave you.
2022.12.
글약방her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