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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KOICA 해외봉사 일기(108)ㅣ22년 미술작품 전시회+수료식 준비, 동네 고양이 (ft.콜롬비아보고타미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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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22년 미술작품 전시회+수료식 준비, 동네 고양이


새벽에 빗소리에 깼습니다. 보통 낮 시간대에 비가 오는데 오늘따라 새벽에 폭우가 쏟아집니다. 아침에 출근했더니 깐델라(Candela)가 비 맞은 강아지 꼴로 입구 잔디 위에 앉아있네요. 제가 기관(DIVRI)에서 제일 좋아하는 동료인데 비 맞고 앉아있는 걸 보니 맘이 짠~합니다. 집도 있고 비 피할 곳이 많는데 비 맞은걸 보면 시원해서 일부러 빗속을 뛰어다닌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촉촉(?)한 깐델라 이따 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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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정말 좋아하시는 지적장애 이용자 한분(호르헤)이 계시는데 거의 매일 오십니다. 2주 정도 컬러링만 하다가 지난 시간부터는 스케치북에 본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하얀 스케치북을 받아들고 한참 머리를 싸매고 난감해하시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처음 그린 그림은 초록색 얼굴의 캐릭터인데 귀, 코, 몸이 없습니다. 두 번째는 표정도 있고 조금 더 디테일해졌습니다. 오늘은 풍경화를 그려보시도록 하고 손에 힘을 빼고 채색하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컬러링보다 어렵지만 재미있다고 하십니다. 수채화, 아크릴화는 더 재미있다고 앞으로 조금씩 같이 해보기로 합니다. 




이번 주까지 해서 전시회에 낼 작품이 대략 준비될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전시할 작품을 고르고 작품마다 네임태그를 만들고 가격도 책정해야 합니다. 이번 전시회에 작품을 내는 수강생분들을 대상으로 수료증도 만들어야 하는데 손 빠른 신디가 이미 초안을 잡아둬서 저는 서명만 하면 됩니다. 활동한 지 3개월 반 정도 되었는데 벌써 전시회를 하고 1차 수료증도 드리게 된다니 뭔가 책임감이 듭니다. 스페인어가 더 능숙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도 남지만 이 모든 상황에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큽니다.   





2년 전쯤 누군가가 작업하다가 창고에 버려두고 간 캔버스를 덧칠해서 재활용하려고 미술실에 갖다 놨는데 루이스가 작품으로 다시 살려냅니다. 그라피티(graffiti) 느낌도 나고 루이스가 평소 그리던 그림 스타일과 달라 새롭습니다. 이번에 루이스가 낼 작품이 8점 정도 되는데 저도 갖고 갈 수만 있다면 한 점 구입하고 싶을 만큼 루이스의 그림이 좋습니다. 역시 그림은 스킬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입니다. 늘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는, 그림을 순수하게 사랑하는 그분의 성품이 그림에도 그대로 담깁니다.




처음 왔을 때 휑 했던 미술실이 작품으로 꽉 찼습니다. 전시회에서 많이 팔리고, 또 가져가시고 하면 다시 휑 해지겠지요. 뇌병변 장애로 잘 걷지 못하시고 오른손을 못 써서 왼손으로 그림 그리시는 한 분(다니엘)은 그림에 꽤 소질이 있습니다. 색감도 형태도 너무 좋습니다. 저처럼 수채물감을 물을 거의 쓰지않고 아크릴 물감처럼 사용하는 걸 좋아하시는데 두 번째 작업하신 그림은 돼지 발이 특히 귀엽습니다. 그 외에도 우주인 그림, 꽃 그림, 집, 해변, 주제도 다양하고 스타일도 개성 있는 그림이 많은데 실물로 이런 멋진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입니다.  







종종 들르는 동네 문구점에 고양이가 있습니다. 다콩이를 너무 많이 닮아서 문구점에 살 것도 없는데 고양이를 따라 들어갑니다. 한국말로 '어머, 어머, 귀여워, 냐옹, 냐옹' 하면서 들어가니 문구점 주인이 웃으며 쳐다봅니다. 머리를 쓰다듬으니 고롱고롱 소리를 내는 게 사람을 좋아하는 고양이입니다. 턱을 쓰다듬으니 제 손도 핥아주네요. 원숭이처럼 긴 꼬리까지 다콩이 어릴 때랑 똑같습니다. 앞으로 다콩이 보고 싶으면 문구점에 와야겠습니다.  





눈 색깔도 호박색으로 똑같고 뒷다리 뒷 부분만 까만 털인 것도 똑같습니다. 코 가운데 점은 역시 우리 다콩이만의 매력입니다. 귀염둥이 울 다콩, 내년에 보자!  





(요한복음15:16)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 이는 너희로 가서 열매를 맺게 하고 또 너희 열매가 항상 있게 하여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무엇을 구하든지 다 받게 하려 함이라. You did not choose me, but I chose you and appointed you to go and bear fruit-fruit that will last. Then the Father will give you whatever you ask in my name.


2022.12.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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