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신임 DIVRI 기관장 인사,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굿즈 만들기
11월 초에 한-콜우호재활센터(DIVRI) 기관장이 바뀌어 KOICA 봉사단원들과도 인사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사실 어제 KOICA에서 사업 점검차 왔을 때 잠시 뵙고 인사도 나눴는데 그분이 신임 기관장인 줄 몰랐습니다. 그만큼 소탈하고 편안한 인상을 가진 분입니다. 9시에 동기들과 만나 3층 기관장실로 올라갑니다. 경찰로 20년을 재직하고 2년 전에 퇴직하셨다며 생활하다 어려운 일이나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하십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주고받고 자리를 마무리합니다.
사무실은 크리스마스(Navidad) 장식으로 분주합니다. 저도 신디랑 같이 트리에 장식할 별을 접습니다. 수업시간에 많이 접어봐서 접긴 잘 접는데 속도는 신디를 못 따라갑니다. 신디는 행동도 빠르고 손도 빠르고 말도 빠르고 성격도 급합니다. 느릿느릿한 저랑 미술재료 창고를 정리하거나 미술실을 정리하면 저는 '어~ 어~' 하는 동안 신디가 큰 건 대부분 정리해버리는 식입니다. 뒤에 꼼꼼히 다듬는 건 제 몫입니다. 트리 장식까지 하고 나니 더 연말 분위기가 납니다. Tan bonita! (예쁘다!)
크리스마스 초콜릿 캘린더(Calendarios De Adviento Navidad Chocolate) 만드는 수업 마지막 날입니다. 장애가 있는 이용자분들을 대상으로 한 기획 수업이라 현지인 자원봉사자 안드레아, 코워커 신디, 저 세명이 같이 진행합니다. 초콜릿을 넣을 종이 원통을 100개 넘게 만든 것 같습니다. 단순노동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중간중간 다른 일 하는 척 슬쩍 자리를 비우면 여지없이 신디가 저를 찾습니다.(끙) 2시간 안에 작업이 다 마무리되지 않아 완성 못한 분들은 내일 오전에 이어서 하기로 합니다.
콜롬비아(Colombia)에 오는 게 확정되고 형부가 선물로 노트북 가방 겸 넉넉한 백팩을 사줬습니다. 매일 출근할 때 이 가방을 갖고 다니는데 가방 어디서 샀냐고 묻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한국에서 샀다고 하면 '아...' 하는 탄식이 이어집니다. 오늘은 같은 사무실 동료가 가방 예쁘다며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묻습니다. 편하고 튼튼하고 수납력도 좋은데 예쁘기까지 하나 봅니다. 형부 고마워요!
수업시간에 쓰고 남은 트리 장식은 사무실 동료가 하나 가져가고, 저도 하나 갖고 왔습니다. 종이 접기로 주머니랑 양말, 막대기, 별을 만들어서 붙이고 완성품은 침대 머리맡에 테이프로 고정시킵니다. 색감도 모양도 맘에 쏙 드네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하는데 침대 위로 툭 하고 떨어집니다. 다시 붙일까 하고 보니 노출 콘크리트라 하얀 가루 때문에 테이프 접착력이 떨어지네요. 화장실 문에 옮겨 붙입니다. Feliz Navidad!
(유다서1:20)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는 너희의 지극히 거룩한 믿음 위에 자기를 건축하며 성령으로 기도하며. But you, dear friends, build yourselves up in your most holy faith and pray in the Holy Spirit.
2022.12.
글약방her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