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한-콜우호재활센터(DIVRI) 장애인 체육행사 Juegos Invictus
이번주는 한-콜우호재활센터(DIVRI)에 장애인 체육행사(Juegos Invictus)가 있습니다. 10.18(화)~10.21(금)까지 4일간 DIVRI와 보고타(Bogotá) 시내 곳곳 경기장에서 진행합니다. 미술 수업도 이번 주는 휴강입니다. 코워커 신디(Cindy)가 경기 구경하고 싶으면 화요일과 목요일에 기관에 오라고 알려줍니다. 프로그램 리플릿을 보니 그날만 DIVRI에서 경기가 있고 나머지 이틀은 외부 경기장에서 행사가 있습니다.
경기 구경도 할겸 동기랑 행사 첫날인 화요일 아침에 출근합니다. 1층 정문 입구에 비상 상황을 대비해 경찰차와 소방 구급대가 대기 중입니다. 로비에서는 행사 준비가 한창입니다. 한-콜우호재활센터(DIVRI)는 근무 중 다친 군인이나 경찰의 재활을 돕는 기관이라 휠체어를 타거나 의족을 사용하는 분들을 기관 내에서 수시로 뵙습니다. 다만 미술은 정서 재활로 분류되어 신체 재활 프로그램을 주로 이용하는 이분들을 수업에서는 뵙긴 어렵습니다. 제 수업에 오시는 분들과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네요. 에너지가 넘칩니다.
목요일에는 하반신이 없거나 한쪽 다리가 없는 분들이 참가하는 좌식 배구(Voleibol sentado) 경기가 있습니다. 9시쯤 출근해서 1층 실내 운동장(gimnasio DIVRI)에 배구 경기를 보러 갑니다. 군인, 경찰 분들이라 그런지 목청(!)도 크고 파이팅이 넘칩니다. 같이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네요. 운동경기를 보러가는 사람들 마음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한참 경기를 보는데 동기가 새로 산 하얀 셔츠에 마시던 커피를 흘려 같이 빨래하러 화장실로 갑니다. 왜 꼭 하얀 옷을 입으면 음식을 흘리는 걸까.. 궁금해하며 제 옷은 괜찮은지 힐끔 쳐다봅니다.
오후에는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4시쯤 퇴근합니다. 날씨도 쌀쌀하고 동기도 저도 집에 먹을 게 마땅치 않아 밖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집에 가기로 합니다. 멕시코 음식 전문점(Dos del Alma Taquería)에 타코(taco)를 먹으러 갑니다. 타코 3개에 21,000pesos(6천원)입니다. 저는 버섯, 치즈, 치킨 타코를 하나씩 주문했는데 버섯(Setas)이 제일 입맛에 맞습니다. 봉사단원으로 일하면 엥겔지수가 확 올라갑니다. 문화생활을 하거나 쇼핑할 일이 거의 없으니 생활비의 99.9%를 식비로 씁니다. 오늘도 엥겔지수를 바짝 올리고 집으로 갑니다.
콜롬비아(Colombia)에 온지 100일이 넘어갑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샴푸나 클렌징, 화장품이 조금씩 바닥을 보입니다. 클렌징 오일을 하나 사야겠다 생각하고 있는데 동기가 클렌징 오일을 한국에서 4개나 가져왔는데 남을 것 같다며 하나 줍니다. 마땅히 뭘 사야 할지도 몰랐는데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오일이랑 같이 직접 코바늘로 뜬 거라며 동그란 테이블 매트와 파우치, 크리스마스 양말도 같이 줍니다. 색감도 예쁘고 판매하는 것처럼 비뚤어진 데도 없이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매트에는 제 반려식물 파울과 파울라를 올려두니 딱입니다. 동기는 천사일까요. 실력도 좋고 마음씨도 고운 사람이 KOICA 봉사단원으로 오나 봅니다. 동기님 사랑합니다.(하트)
2022.10.
글약방her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