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라삐 Rappi 배달음식, 위워크 WeWork 코워커 데이 이벤트, 스페인어 중간평가 (ft.현지적응훈련)
OJT 기간 1주일은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기간입니다. 숙소에서 멀리 떨어진 기관까지 매일 출퇴근하고, 집을 구하러 다니고, 부족한 언어 실력으로 기관 사람들이나 집 임대인들과 대화를 이어나가야 하는 상황들이 이어집니다. 집을 계약할 때까지 비슷한 일이 반복될 듯합니다. 같이 파견 온 동기들 모두 몸살이 났습니다. 하루 종일 스페인어 수업을 듣고 숙소로 오는 길에 동기가 라삐(Rappi)로 김치찌개를 배달시켜 먹는다고 해서 저도 같이 주문합니다.
콜롬비아 보고타(Bogotá)에 한국음식점이 몇 개 있는데 그중 아리랑(Arirang)에 주문을 했습니다. 35,000페소(약 1만 원), 밑반찬은 없고 김치찌개와 쌀밥이 왔습니다. 맛있습니다. 한국음식을 먹고 나니 피로가 풀리는 듯합니다. 먹는 게 몸과 마음을 만든다는 말이 정말 맞습니다. 일찍 자려다가 잠시 발코니에 나가봅니다. 보고타에 온 이후로 안전상의 문제로 어두울 때 길거리를 다닌 적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녁 시간에 산책하는 걸 좋아하는데, 아쉽지만 보고타의 운치 있는 밤거리는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점심은 주로 어학원(WeWork) 카페에서 도시락을 먹는데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한 날은 인근 식당을 이용합니다. 고수가 들어간 파스타 수프와 생선요리를 주문했는데 비 오는 날엔 역시 따끈한 국물음식이 좋습니다. 남김없이 잘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습니다. 콜롬비아에서 흔히 마시는 음료 중에 코코넛 레모네이드(Limonada de Coco)가 있는데 제 입맛에 맞아서 아이스크림도 Limonada de Coco로 시켜봤습니다.
오전에 스페인어 중간평가가 있었습니다. 8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동안 시험을 봤는데 아주 조금 실력이 늘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9월 초에 있을 최종평가는 PPT 프레젠테이션인데 앞으로 3주 정도 더 집중해서 언어 실력을 쌓아야겠습니다. 어학원이 있는 위워크(WeWork)에서는 가끔 자체적인 이벤트를 하는데, 오늘이 이곳 공유 오피스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코워커 데이(Coworker Day)'라고 합니다. 오후 3시에 6층 카페테리아에서 미니 햄버거와 음료, 맥주 등을 제공합니다. 스페인어 선생님과 동기들과 함께 올라가서 음식을 먹고 잠시 쉬다가 내려옵니다. 점심을 많이 먹었는데도 햄버거를 두 개나 가져다 먹습니다.
여느 날과 같이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스페인어 수업을 하고 숙소로 돌아옵니다. 9월 초까지 집을 구하고 계약을 해야 하는데 살짝 조급한 마음이 듭니다. 스페인어 책을 펴고 복습하면서, TV에는 스페인어 영화를 틀어놓고, 중간중간 노트북으로 집을 찾아보면서, 동시에 소설책도 간간히 뒤적거립니다.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네요. 저는 뭔가 상황이 불안정하거나 머릿속이 복잡할 때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요즘 제가 그런 상태입니다. 제게 가장 적합한 주거지가 늦지 않게 구해지길 바랍니다.
2022.8.
글약방her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