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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KOICA 해외봉사 일기(18)ㅣOJT, 수업 참관 및 실습, DIVRI 코워커 협업 수업 참여 (ft.현지적응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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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OJT, 수업 참관 및 실습, DIVRI 코워커 협업 수업 참여 (ft.현지적응훈련) 


OJT(On the Job Training) 기간 동안은 기관으로 출퇴근을 해야하는데 현재 숙소는 KOICA 콜롬비아 사무소 근처라서 DIVRI와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아침 일찍 출발해도 거리가 멀고, 보고타(Bogotá)는 교통체증이 심해서 1시간 가까이 소요됩니다. 기관에 도착해서 사무실 책상에 가방을 올려두고 코워커 Cindy를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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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코워커 Cindy는 직업훈련을 겸한 미술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수업을 참관하고 같이 실습도 하기 위해 강의실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습니다. 다양한 소품에 로고나 그림을 인쇄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기계나 잉크의 가격까지 상세히 교육합니다. 수강생들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실제 현장에 나가 일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저도 이런 기계는 처음 봅니다. 모자에도 인쇄를 하고, 머그컵, 티셔츠, 텀블러, 마우스패드, 리본 등에 DIVRI 로고를 인쇄합니다. 



가위나 테이프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수강생은 10명 내외인데 Cindy 혼자 강의하고, 실습하고, 수강생들 돕고, 도구 챙기고 하기에는 많이 바빠 보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돕습니다. 섬세한 작업을 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일정 부분은 도와드리고, 가능한 한 그분들께서 직접 해보실 수 있도록 기회를 드립니다. 잘 되지 않아도 강사를 부르기보다는 스스로 해보려고 하시는 모습들이 좋아 보입니다. 




저도 리본이랑 목걸이, 마우스패드에 로고를 인쇄해봅니다. 기계는 누르고 들어올리는데 굉장한 힘을 필요로 하고 온도가 높아 두꺼운 안전 장갑을 끼고 작업합니다. 스페인어는 영어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악센트도 강해서 쉽게 알아듣기가 어렵습니다. 심지어 영어와 달리 천천히 말하는 게 불가능(?)한 언어라 현지인들도 외국인에게 스페인어로 말할 때 어려움을 겪습니다. 9월부터 미술 수업을 하게 되었다고 저를 소개하니 모두들 환영해주십니다. 그때까지 언어 공부에 더 열심을 내야겠습니다.   



12시에 오전 수업을 마치고 점심으로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습니다. 눈이 충혈됐습니다. 같이 점심먹는 동기의 눈도 충혈됐습니다. OJT 기간은 아무래도 하루 종일 스페인어 수업을 하던 때에 비해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듭니다. 현지어를 알아들으려 애써야 하고, 말하려고 애써야 하고, 낯선 기관의 분위기에도 적응해야 하고, 아침저녁으로 먼 길을 출퇴근해야 합니다. 무리하지 않고 조금씩 적응해나가기로 합니다. 



점심 후 오후에는 코워커 Cindy와 사회복지 담당 코워커 Lina가 댄스 수업이 있다며 같이 참여하자고 합니다. 미술 작업실 책상을 한쪽으로 밀어 공간을 만들고, Lina가 가져온 앰프를 놓고 음악을 고릅니다. 수강생 분들이 한 두 분씩 오시는데 모두 정신건강 쪽에 크고 작은 불편함을 가진 분들이십니다. 얼굴에 함박웃음을 띠며 따뜻하게 환영해주십니다. 다 같이 춤을 추고 박자 맞추는 법을 배웁니다. 단순한 율동이나 박자도 맞춰서 하기 어려워합니다. Cindy와 Lina는 여러 번 반복해서 차분하게 알려줍니다. 




30분쯤 지났을 때 여성 수강생 한분이 과호흡으로 쓰러지셨는데 Cindy와 Lina가 침착하게 응급처치를 합니다. 저는 손과 팔을 잡고 주물러드립니다. 다행히 잠시 후 회복해서 수업을 이어갑니다. 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정신장애 분야에 관심이 생겼는데 앞으로 미술교육을 하면서 사회복지 파트와 협업수업도 종종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수업장면을 사진으로 남기려는데 셀피를 찍는줄 알고 옆에 오신 수강생분과 얼떨결에 사진을 같이 찍습니다. 오전 수업도, 오후 수업도 제게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저를 편하게 여겨주시고 반겨주신 수강생분들께 감사합니다. 



마트에서 장을 봤습니다. 소시지, 우유, 자두, 토마토, 사과, 요거트 이렇게 해서 48,000페소, 우리 돈으로 14,000원 정도 됩니다.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물가에 비해서는 무척 저렴합니다. 저녁을 먹고 잠시 쉴 겸, 앉아서 음악을 듣습니다. 몸은 고단하지만 DIVRI에서의 시간이 너무 소중해서 마음은 전혀 고단하지 않습니다. 스페인어에 조금 더 익숙해지면 9월부터 수업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듯합니다. 강사의 역량보다 중요한 것이 수강생들의 열정이니까요. 


2022.8.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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