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OJT, 외국인 신분증 만들기, 집 구하기, 보고타 지역 Estrato 구분 (ft.현지적응훈련)
OJT 기간 중 가장 중요한 일은 사실 주거지를 구하는 것입니다. 현재 머물고 있는 숙소에서는 현지적응훈련 8주가 끝나면 이동해야 합니다. 한-콜 우호재활센터(DIVRI) 직원과 함께 인근을 돌면서 임대(Arriendo)라고 붙어있는 집에 전화를 걸어 집을 보여달라고 합니다. 이곳은 Quinta Paredes 지역인데 Estrato 4-5 정도 됩니다. 보고타는 1~6 존까지 구역(Estrato)을 나누고 공공요금 등에 차등을 둡니다. 에스트라토(Estrato)가 높을수록 안전한 부촌, 낮을수록 공공요금 할인 혜택이 있으나 외국인이 살기엔 다소 위험한 지역으로 볼 수 있습니다. 8월 말까지는 계속 집을 보러 다녀야 할 듯합니다.
OJT 기간 중 하루는 외국인 신분증을 발급하러 갑니다. 외국인 신분증이 나오면 은행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해외에서 구입한 휴대폰 현지 등록을 할 수 있습니다. 여권과 비자, 예약 메일을 챙겨서 콜롬비아 이민청(Migración Colombia)으로 갑니다. 입구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들어가면 1층에서 번호표를 받고 2층 접수하는 곳으로 갑니다. 접수 후 사진을 찍고 열 손가락 지문을 채취하면 신청 절차가 끝이 납니다. 일정기간 후 신분증이 KOICA 사무실로 배송됩니다.
신분증을 신청하고 업무차 KOICA 사무소에 들릅니다. KOICA 콜롬비아 사무소에서는 직원과 봉사단원을 위해 도서 대여 서비스를 합니다. 책이 많지는 않지만 몇권 빌려옵니다. 아직 현지어가 서툴고 대통령 취임식('22.8.7) 전후로 치안이 불안한 상황이라 숙소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데 책 읽기에 좋습니다. 18층에 자리한 KOICA 사무소 테라스는 대로변이라 시끄럽고, 높은 빌딩이 많아 시야를 가립니다. 개인적으로 차 한잔 하며 쉬기 좋은 장소는 아닌 듯합니다.
OJT 기간 동안 챙겨준 코워커 분들(Cindy, Lina)과 DIVRI 소속 봉사단 코디님(Stepany)이 마지막 날 점심 초대를 합니다. 기관 인근 크레페 전문점에서 같이 식사하고, 후식은 우리 봉사단원들이 대접합니다. DIVRI 코워커분들은 재활의학이나 심리학, 사회복지, 예술치료 등을 하시는 분들이라 1주일 남짓 OJT 기간에만 뵀지만 좋은 분들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반갑고 감사합니다. OJT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집을 몇 군데 더 둘러봅니다. 흠.. 쉽지 않습니다.
주말 아침에 눈을 뜨니 어제 밤부터 쏟아지던 비가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한국은 무더위가 한창인데 보고타는 연중 선선합니다. 비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비 오는 토요일 아침이 더없이 반갑습니다. 오늘은 푹 쉬어야겠습니다. 지난 한 주 OJT로 매일 멀리 기관까지 출퇴근하고, 집 보러 다녔더니 체력이 방전됐습니다.
비가 오고 쌀쌀하니 따뜻한 수프가 생각납니다. 인근 식당에 아히아꼬(Ajiaco)를 사러갑니다. 주문이 밀려서 30분 이상 걸린다며 집 주소를 알려주면 배달해준다고 하길래 기다렸다가 갖고 가겠다며 인근을 배회하고 있으니 10분도 안되어 음식을 전해줍니다. 특별히(?) 제 것을 먼저 했다고 합니다. 식을까 봐 빠른 걸음으로 돌아와서 감사히,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2022.8.
글약방her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