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버디버디 프로그램, 콜롬비아 국립 박물관 en Bogotá (ft.현지적응훈련)
8주간의 현지 적응훈련 기간 동안 주말에는 현지인과 1:1로 만나 현지 문화체험을 하는 버디버디(buddy buddy)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됩니다. 아침 8시 30분까지 KOICA에서 매칭 해준 담당 버디가 숙소로 찾아옵니다. 버디들은 한국어나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콜롬비아 대학생 또는 직장인입니다. 계획서 상으로 오늘은 보고타 구시가지(Centro de Bogotá en Colombia) 지역을 방문하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버디 중 한 명의 아버지가 승합차로 태워주신 덕분에 편하게 갑니다. 차로 40분쯤 달려 콜롬비아 국립 박물관(Museo Nacional de Colombia)에 도착합니다.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Tullave라는 교통카드를 구입(6천 페소)하고, 2만 페소를 충전합니다. 보고타에는 지하철이 없고 트랜스 밀레니오(Transmilenio)라는 긴 버스가 있는데 이동할 땐 주로 이 버스를 탑니다. 국립 박물관 입장료는 4천 페소, 우리 돈으로 1,200원 정도입니다.
현재 국립 박물관으로 이용되는 이 건물은 오래전 수용소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구조가 경비하기에 적합한 형태로 설계되어 있는데 건물 중앙에 서면 동, 서, 남, 북, 위, 아래까지 다 볼 수 있습니다. 박물관 전시품들 중 우리나라 유물과 비슷한 게 많습니다. 토기 무덤, 돌도끼, 투망, 의복까지, 꽤 익숙한 유물들입니다.
컬러감이 강하고 독특한 콜롬비아의 예술품들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미술교육 자원봉사 지역으로 콜롬비아를 고른 가장 주요한 이유입니다. 가톨릭 신자가 90%를 넘는 만큼 가톨릭 성물도 많습니다. 윤곽이 짙고 난색을 즐겨 쓰는 콜롬비아의 그림이 참 좋습니다. 박물관 곳곳에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 1932)의 그림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는 귀여운 보테로의 그림을 현지에서 실물로 보고 있으니 콜롬비아에 온 게 실감 납니다. tmi. 그림만 올리면 저작권에 문제가 생길까 봐 그 앞에 포즈를 잡아봅니다.
모지스 할머니(Anna Mary Robertson Moses, 1860-1961)의 그림을 닮은 전시물입니다. 원근감이 없고 원색을 주로 사용한 소박하고 귀여운 그림입니다. 작가는 마르시알 알레그리아( Marcial Alegría Garces, 1936), 콜롬비아 원시주의 예술가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아카데믹하지 않고 자유로운 형식의 미술품에 대한 폭넓은 수용을 보면 콜롬비아 예술계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ㅣ모지스 할머니에 관한 글 ↓↓↓↓
재활용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전시도 박물관 한편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 성소수자들이 버려진 천조각으로 인권이나 사회 상황에 대한 메시지를 작품으로 만든 것도 전시하고 있습니다. 버려진 옷이나 신발, 넥타이 등을 재활용해서 독특한 디자인의 옷을 만들었는데, 실제 입는 목적이라기보다는 상징적인 개념으로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자원을 낭비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우리가 얼마나 많은 옷을 쉽게 사서 입고 또 버리는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관람객들이 털실을 잘라 각자 매듭을 만들고, 여러 매듭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되는 체험형 설치 예술품은 전문 작가의 작품이 아닌가 싶을 만큼 디자인이 다채롭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1층 기념품 가게로 나오면 박물관 안뜰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마존 정글에서나 볼 법한 키가 크고 잎이 넓은 식물과 나무들이 눈을 시원하게 합니다. 식물들 틈에 작은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 이곳에 '사는' 고양이들이 있으니 방해하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야생동물의 삶과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콜롬비아인들의 가치관을 옅볼 수 있습니다.
2022.7.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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