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영국 여행, 레이크디스트릭(Lake District National Park) ④
ㅣ그라스미어 Grasmere (2)
언덕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계속 가면 더 아름다운 전경이 펼쳐지겠지만, 날씨도 옷차림도 좋지않아 그만 내려간다. 다음을 기약하며. 먼 옛날 누군가 살았을 고택에 잠시 들러 구경하고 돌아나오는데 눈 앞에 잔잔한 그라스미어(Grasmere) 호수가 바라다보인다. 이런 곳에 살면 신경성질환에 걸릴 일은 없겠지, 느닷없는 엉뚱한 생각이 들어온다.
다시 마을로 내려와 구석구석 마을 구경을 한다. 비에 젖어 짙은색을 띠는 건물들이 마을 분위기를 더 고즈넉하게 한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 중 몇몇은 런던을 궁금해한다. 유모차를 밀고가던 주민 한분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런던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하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런던 정말 복잡하고 다들 바쁘죠? 살기 좋아요?" 라고 되묻는다. 영국인이 한국인에게 런던에 대해 묻는게 재미있다. 한가하고 고요한 이 마을 주민들에게 런던은 정말 정신없는 도시일 듯하다.
점심은 오늘 셋 중 가장 기분이 업된 친구가 사겠다고 나선다. 입구 장식이 산뜻한 식당을 골랐다. 화분부터 메뉴판까지 대칭구도로 세팅해둔 것을 보니 주인이 꽤나 깔끔한 성격이 아닐까싶다. 내부도 깔끔하고 직원도 친절하다. 피자, 피시앤칩스, 야채수프를 주문했는데 센스있는 직원이 'to share' 라며 나눠먹을 수 있는 접시를 가져다준다. 기분좋게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려니 다시 비가 내린다. 좍좍.
그라스미어를 돌아 흘러가는 리버 로세이(River Rothay)를 따라 카페와 식당들이 자리잡고 있다. 강변에는 세인트 오스왈드 교회(St Oswalds Church)가 있는데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의 묘지가 있는 곳이다. 이 작은 마을은 주민 대부분이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일을 하는 듯하다. 10월의 쌀쌀하고 비오는 날에도 관광객이 있는데, 성수기에는 주민보다 관광객이 더 많겠다.
하이스트릿에는 예쁜 소품가게도 있고 오렌지색 담쟁이덩굴이 외벽을 장식한 카페도 있다.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다니는데 판매하는 물건들이 대부분 '예술작품' 수준이다. 이런 곳에서 작은 소품샵을 하면서 그림도 그리고, 공예품도 만들고 살면 좋겠다는 뜬금없는 생각이 다시 머리를 스친다.
10월의 영국 여행 레이크디스트릭 5화로 이어짐.
2022.5.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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