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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영국 여행 레이크디스트릭③ㅣ그라스미어 Grasmere (1), Lake Distri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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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영국 여행, 레이크디스트릭(Lake District National Park) ③

ㅣ그라스미어 Grasmere (1)


여행 기간 내내 비 예보가 있다. 날씨 좋으면 하기로 한 일정은 다 무시하고 그날그날 상황 봐서 움직이기로 한다.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씻고 아침부터 먹는다. 유스호스텔에서 제공하는 무료 조식에 어제 마트에서 사 온 치즈랑 요거트를 곁들여 여유 있게 식사한다. 무인 유스호스텔이라 접시, 테이블 등 뒷정리도 더 깨끗하게 하고 머문 자리도 한 번 더 챙기게 된다. 식사 중에도 창밖으로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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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숙소가 있는 윈더미어(Windermere)에서 차를 타고 그라스미어(Grasmere)에 다녀오기로 한다. 이 지역 버스는 1일권이 £8. 그라스미어로 가는 599번 버스를 탔는데 2층은 오픈형이다. 버스가 출발하고 보니스만(Bowness Bay) 쪽으로 달리더니 인근 대형버스 주차장에 멈춰선다. 20분 후에 다시 출발한다고 구경하고 오란다. 우린 어제 들렀던 호숫가라서 내리지 않고 2층에서 사진 찍고 있는데 드라이버가 올라와서 사진을 찍어주신다. 윈더미어와 레이크드스트릭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도 해주신다. 역시 복잡한 런던 버스 드라이버와는 다르다. 친절은 여유에서 나오는 게 맞다.



잠시 후 다시 출발한 버스는 레이크디스트릭(Lake District)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한 그라스미어(Grasmere)로 간다. 도로 양 옆으로 동화 속 그림 같은 풍경이 지나간다. 간간히 비가 그치고, 소나기가 지나가고, 보슬비가 내린다. 거기 맞춰 우리도 2층에 올라갔다가 1층에 내려오기를 반복한다. 차박차박 빗물을 튀기며 달리는 버스 바퀴 소리도 정겹다. 





왕복 2차로의 좁은 국도를 20여분간 달려 그라스미어(Grasmere)에 도착한다. 그라스미어는 마침 비에 바람까지 더해져서 더 춥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우선 눈앞에 보이는 커피숍에 들어가 몸을 녹인다. 비가 좀 잦아드는 듯해서 밖으로 나왔다. 가볍게 트레킹(trekking)도 할 겸 산 쪽으로 가본다. 런던이랑 다르게 건물들이 짙은 회색의 석조건물이다. 중세시대 마을처럼 예쁘다. 등산복장을 제대로 갖춰 입은 사람들이 내려오는 곳으로 편안한(?) 옷차림을 한 우리도 올라가 본다. 입구에 'The National Trust' 표지판이 있다. 'Allan Bank', 영국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1770-1850)가 살았던 곳이다.  




담쟁이덩굴을 뒤집어쓴 문을 지나면 전혀 다른 경치가 펼쳐진다. 넓은 잔디밭 저 멀리에 그림처럼 아기자기한 흰색 집들이 장난감 블록처럼 잔디 위에 놓여있다. 환상적인 풍경에 셋이 동시에 소리를 지르며 양팔을 벌리고 빙글빙글 돈다. 깨끗한 공기, 비에 젖은 풀냄새, 흙냄새, 드넓은 잔디밭 와~~~~ 아~~~~~ 




산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본다. 아름답다.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같은 시인이 이곳에 살기로 한 이유를 알 듯하다. 길이 나있는 언덕 정상까지 올라갔다 온다. 다행히 잠시 비가 그치고 바람도 잦아들어 산길이 시작되는 곳까지 가볼 수 있었다. 키 작은 풀, 키가 크고 풍성한 잎을 가진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모습이 조화롭다. 자연은 응당 조화로운 것인데 거기 감동한다는 건 우리가 조화를 잃은 모습에 익숙해졌기 때문일까. 문 앞에 무심히 놓인 핼러윈 호박이 정겹다. 비바람에 모자도 비뚤어지고, 나뭇잎도 흩어져있어 그런지 호박이 조금 지쳐 보인다. 




10월의 영국 여행 레이크디스트릭 4화로 이어짐.

2022.5.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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