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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ㅣ질 볼트 테일러 (ft.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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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ㅣ질 볼트 테일러 (ft.뇌과학)


37세의 젊은 뇌과학자가 어느 날 뇌출혈을 겪게 되면서 경험한 질병-회복-통찰에 관한 책입니다. '뇌과학자의 뇌가 멈춘 날'이라는 부제가 흥미롭습니다. 영어 원제는 My Stroke of Insight(뇌졸중이 내게 안겨준 통찰); A Brain Scientist's Personal Journey인데 'My', 'Personal'이라는 단어에서 이 책이 뇌과학계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뇌과학자인 저자 질 볼트 테일러(Jill Bolte Taylor)의 조심스러운 의중이 담긴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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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 특히 우뇌의 기능과 역할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반가운 책이었습니다. 책은 질 볼트 테일러의 뇌졸중 이전의 삶, 뇌졸중에 걸리던 날, 치료 과정, 일상 회복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따르는 1부 이야기와 뇌졸중으로 인한 통찰을 다룬 2부와 3부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대학에서 뇌과학을 오래 연구해왔지만 직접 경험한 뇌졸중은 뇌과학자에게도 신묘하고 특별한 통찰을 남겼습니다. 테일러 박사는 좌뇌에서 뇌출혈이 일어났기 때문에 우뇌의 성격을 더 세심히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p.134-135)

 

나는 뇌졸중 경험을 통해 우뇌 의식의 핵심에는 마음의 깊은 평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성격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는 평화와 사랑, 기쁨, 공감을 표현하는 일을 전담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상극인 두 성격이 주도권을 놓고 다투는 것을 경험한다. 머리(좌뇌)가 뭔가를 하라고 말하는데 마음(우뇌)은 반대의 일을 시키는 곤란한 상황을 겪기도 한다... 이는 머릿속에 있는 양쪽 뇌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우뇌와 좌뇌의 다른 성격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부분에서 '기도'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기도를 하는 동안 우리는 평화와 사랑, 기쁨, 공감의 정서에 가까워집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그때의 감정은 옅어지고 판단하고, 대립하고, 경쟁하는 정서가 주도권을 잡습니다. 이것을 우리가 인지하고 조절할 수 있다면 테일러 박사의 말처럼 평화로운 일상을 선택하며 살 수 있을 텐데요. 




(p.140-141)

 

오른쪽 뇌는 현재 순간의 풍요로움에 모든 걸 맞춘다. 삶에 대한 고마움, 매사에 만족하고, 정이 많고, 한결같이 낙관적이다... 우뇌에서는 '지금 이 순간(The Moment of Now)'만이 끝없이 계속 이어진다... 내 우뇌의 성격은 모험심이 강하고, 풍요로움을 찬양하며, 사교에 능하다. 비언어적 소통에 탁월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하게 알아내 감정이입에 능숙하다.



(p.144, 155, 160)

오른쪽 뇌가 인간적인 사랑을 높이 산다면, 왼쪽 뇌는 재정과 경제에 관심이 많다. 왼쪽 뇌는 참으로 바쁜 꿀벌이며, 놀라우리만치 빠른 속도로 정보를 처리한다. 이에 비하면 오른쪽 뇌의 처리 속도는 괭이질에 가깝다...

경계심이 드는가? 동공이 팽창했나? 숨이 깊거나 얕은가? 가슴이 답답한가? 속이 불편한가? 불안한 기분인가? 그것이 무엇이든 일단 회로가 가동되면 일관된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므로 이를 의식적으로 관찰하도록 스스로를 훈련시킬 수 있다. 정서적, 생리적 반응이 사라질 때까지 90초를 기다린다. 이어 아이를 대하듯 뇌에게 차분하고 거짓 없이 말한다. '생각하고 느끼는 네 능력은 높이 사지만 나는 더 이상 이런 생각이나 감정에는 관심이 없어. 그러니 이런 것들을 끄집어내지 마' 뇌에게 특정한 사고 패턴에 엮여 들어가는 것을 중단하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면 맨 처음으로, 그리고 밤에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세포들에게 멋진 날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이어 이렇게 부탁한다. "제발 나를 치료해줘." 그러고는 면역 세포들이 반응하는 것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p.175, 206, 210)

 

우리의 오른쪽 뇌는 목소리 톤이라든가 얼굴 표정, 몸짓 같은 보다 미묘한 언어적 단서에 관심을 갖는다. 그래서 상대방의 몸짓과 얼굴 표정, 목소리 톤, 전하는 메시지가 서로 일치하지 않으면, 진실을 말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로 받아들인다...


좌뇌형 인간, 우뇌형 인간이라는 표현을 간혹 사용합니다. 말이나 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성적으로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말이나 글이 전해지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직감을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후자에 속합니다. 말하자면 우뇌형이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이유는 그것이 제게 늘 더 유리한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테일러 박사의 TED 강연도 다시 찾아봤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이 얼마나 작은가, 그 가운데 내가 아는 것은 또 얼마나 더 작은 가에 대해 겸허히 생각해보게 하는 책입니다. 


2022.5.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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