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여행 3편: 킬케니(Kilkenny) 여행 2화
ㅣ더블린에서 당일여행, 킬케니 대성당, 블랙 수도원
드디어 도착, 12세기경 지어진 킬케니 대성당(Cathedral Church of St. Canice; 카니스 대성당)이다. 중세시대 아일랜드 수도원 설립자이며 사제인 St. Canice의 이름을 딴 교회인데 건축부터 뭔가 예술적이다. 1천 년의 역사를 가진 건축물이라니, 앞에 서있기만 해도 감동이 밀려온다. 본당 옆 커다란 굴뚝의 용도는 무엇인지, 원형탑이라고 되어있는데 꼭대기에 교회 종이 있는 종탑 인지도 모르겠다. 교회 내부는 관광객에게는 유료로 운영 중이라 외부만 둘러보고 간다.
성당이 있는 언덕지대는 아까 시내 도로보다 더 한적하고 조용하다. 다리 밑으로 실개천이 잔잔히 흐르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마을이다.
인근에 또 다른 성당이 있다. 여기도 이름은 St. 카니스 성당(St. Canice Catholic Church)인데 아까 대성당에 비해서는 규모가 훨씬 작다. 교회 앞 깃발이 세찬 바람을 힘입어 활짝 펼쳐졌다. 예배당 내부는 밝고 캐주얼한 느낌이다. 잠시 예배당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나온다.
조금 내려오니 도미니칸 블랙 수도원(The Black Abbey)이 있다. 1225년에 축조되었으니 아까 킬케니 대성당보다 약간 뒤에 지어진 곳이다. 건물 색깔이 검은색이라 붙여진 이름인가.. 했더니 도미니카 사제들이 검은색 카파나 망토를 쓰는 것을 빗대어 그들을 위한 수도원의 이름을 지은 것이다. 차분하고 아늑한 느낌이 든다. 열린 문으로 들어갔더니 고해성사하는 곳이 입구 바로 앞에 있다.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앉아서 기도 중이다. 방해가 될 것 같아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근처에는 세인트 메리 로만 가톨릭 대성당(St. Mary Roman Catholic Cathedral)도 있다. 1842년, 비교적 최근(?)에 세워진 교회다. 현지에서 조달한 석회암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킬케니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규모가 상당한 교회가 이렇게 많은 것을 보면 킬케니가 '작은 시골마을'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세인트 메리 대성당 내부는 제단 쪽이 공사 중이라 흰색 가림막을 쳐놨다. 단순히 규모로만 봐서는 킬케니에서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조금씩 길에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하이스트릿에 가까워진 듯하다. 아케이드 마켓(Market Cross)도 보이고 펍도 여러 개 있다. 하이스트릿에 1층이 회랑으로 되어 앞으로 툭 튀어나온 건물이 있다. The Tholsel, Kilkenny인데 18세기에 시청으로 사용된 건물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악기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가보니 길거리 공연 중이다. 연주는 전체적으로 무척 조악하다. 각자 자기가 내고 싶은 소리를 내는 듯, 시끄럽기만 하고 무슨 곡인지 알 수가 없다. 심지어 악보도 없다. 주위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한 듯, 앞에서 어린아이들과 어르신들은 신나게 춤을 춘다. 오히려 근사한 연주였다면 볼 수 없었을 흥겨운 장면이 연출된다.
점심으로 뭘 먹을까 하다가 빨간색 어닝이 눈에 띄는 샌드위치 가게로 들어간다. 샌드위치랑 야채수프를 시켰는데 샌드위치가 정말 맛있다. 입에 넣자마자 눈이 똥그래지는 맛이다. 국그릇에 한가득 담긴 따뜻한 수프도 남김없이 먹었다. 12시 30분. 13시 15분에 버스 타는 곳에 모이라고 했으니 나가서 화장실 다녀오면 시간이 대충 맞을 듯하다.
13시, 버스 집결지에 아까 타고 온 투어버스가 정차되어 있다. 아직 차 문은 안 열려있고 기사님도 없다. 앞에서 어정거리며 서있는데 길 건너편에 혼자 앉아있던 여자애가 걸어온다. 손에 셀피 바를 들고. 인도에서 온 쉬마(Shma)라는 아이다. 지금은 더블린에서 주재원으로 파견 근무 중이고 내년에 다시 인도로 돌아간단다. 결혼한 언니가 있고 언니에겐 아들이 1명 있단다. 나랑 같네. 인도는 1947년까지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역사가 있어 영어와 힌디어를 공용어로 쓴다. 쉬마는 아까 킬케니에 내리지 않고 던모어 동굴(Dunmore Cave)에 다녀왔단다. 나는 동굴을 못 보고, 쉬마는 킬케니를 못보고, 버스에 나란히 앉아 서로 찍은 사진을 교환해서 봤다. 이제 버스는 오늘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위클로 마운틴 국립공원(Wicklow Mountains National Park)으로 간다.
아일랜드 여행 4편: 위클로 산맥(Wicklow Mountains) 여행 1화로 이어짐.
2022.3.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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