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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영국:Cotswold①] 잉글랜드 코츠월드 여행 1화ㅣ치핑캠든 Chipping Campden (ft.해외여행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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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잉글랜드 코츠월드(Cotswold) 여행 1화

 

오늘은 금요일. 친구랑 학교 수업 마치고 1박 2일 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다. 옥스포드(Oxford)에서 조금 더 서쪽에 위치한 코츠월드(Cotswold) 지역에 다녀오려고 한다. 아침에 학교가는 길에 흐리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더니, 학교 마치고 기차를 타고 친구를 만나기로 한 레인즈파크(Raynes Park) 기차역에 도착하니 햇빛이 쨍쨍하다. 느낌이 좋다. 기차역 부근에 정차하고 있는 친구차를 발견하고 올라탄다. 뉴몰든에 잠시 들러 차에서 먹을 도시락과 간식거리를 샀다. 이제 출발! 잉글랜드 지역에서 가장 예쁜 마을들이 모여있는 코츠월드로 간다. 

 

영국은 고속도로에 과속카메라가 없다. 1차선은 늘 추월차량을 위해 비워져 있고, 모든 차는 2차선으로 달린다. 계기판을 보니 고속도로에서는 대충 100mile, 평균 160km로 달리는 듯하다. 화창한 날씨에 영국 하늘답게 낮게 깔린 뭉게구름이 멋지다.



국도로 들어서면 곳곳에 과속카메라(Speed Camera) 안내표지가 세워져있다. 영국은 흰색 점선이 국도에서 중앙선 역할을 한다. 자칫 일방통행으로 착각하고 양쪽 차선을 다 사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운전은 친구가 하니 내가 걱정할 건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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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이제 3년째 살고 있는 친구는 코츠월드 지역에 두세번 가봤다고 한다. 그때마다 좋았다며 내게 소개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니까 이번 여행은 오직 나를 위해 친구가 가이드를 자처한것이나 마찬가지다. 내게 잘 대해주는 늘 고마운 내 친구.



친구말에 따르면 우린 코츠월드 지역의 가장 위쪽에 위치한 마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두 세군데 마을을 더 들를 예정이라고 한다. 치핑캠든(Chipping Campden) → 버튼온더워터(Bourton on the Water; 여기서 1박) → 비버리(Bibury) 코스가 될 것같다. 코츠월드 지역에 거의 다 온 듯하다. 작고 예쁜 벌꿀색 벽돌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런던에서 출발한지 2시간 30분만에 첫번째 목적지인 치핑캠든에 도착한다. 치핑캠든의 '치핑'은 시장을 뜻하는 단어인데 오래전 코츠월드 지역에 속한 작은 시장마을이었다고 한다.



이 마을은 14~15세기에는 양모산업의 중심지였는데 15세기 이후 직조 천의 생산이 늘면서 양모산업이 기울고, 이후 프레더릭 그릭스라는 건축가가 2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치핑캠든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건축물 복구 작업을 한 덕분에 하이스트릿에만 170여채의 건축 유산이 지정되고 전체 270여 채의 보호 건물이 지정됐다고 한다. 말하자면 치핑캠든의 건물은 평균 600년이 넘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래된 석조가옥으로 유명한 곳이라 집을 통째로 빌려주는, 그러니까 에어비엔비에 올라오는 그런 코티지(Cottage)가 많다. 창문을 통해 집 안쪽을 들여다보니 거실이나 주방이 인형집 처럼 잘 꾸며져있다.

 

하이스트릿 중앙에 위치한 약간 특이한 형태의 아래 건물은 14~15세기 당시 방적공장이었다고 한다. 양모산업으로 이름을 날리던 시기에 이 마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 건물인 듯하다.



리멤버런스데이(Rememberance Day, 11월 11일)를 앞두고 마을 중간에 위치한 기념비가 포피(Poppy) 모양 배지로 둘러싸여 있다. 양귀비의 꽃말은 '위안', '쓰러진 병사'인데 영국에서는 1차 세계대전 전사자를 기리는 꽃으로 지정해서 1차 세계대전 종전일인 11월 11일에 포피 모양 배지를 옷에 달거나 마을을 장식하곤한다.



하이스트릿을 따라 걸으며 조용하고 한적한 동화 속 마을을 한껏 누려본다. 오늘 일기예보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그런지 관광객이 거의 없다. 그런데 날씨가 너무 좋다. 심지어 먹구름도 한점 없다.

 

 

친구는 차에서 내내 이 마을을 내가 좋아할거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정말 나 뿐만아니라 누구든 이 마을과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여기서 작은 가게를 열고 내 손으로 이런저런 소품을 만들어 팔며 산다면 어떨까.




치핑캠든 마을 입구엔 교회가 있다.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가볼 수는 없었는데, 문이 반대편에 있는것인지도 모르겠다. 중세시대에 지어졌다는 게 믿을 수 없을만큼 잘 보존되어 있다. 중간중간 보수를 했겠지만. 돌을 다듬어 이렇게 우아한 곡선과 정교한 장식을 가진 건축을 한다는 게 놀랍다. 난 이런 형태의 건축을 좋아하는 듯하다.

 

능선처럼 부드럽게 흘러가는 곡선미. 짙은 파랑색 하늘, 흰 구름, 초록 잔디, 꿀벌색 벽돌 건축, 색 조화도 환상적이다. 친구가 옆에서 "딱 네가 좋아할만한 것들만 모아놨지? 네가 좋아할 줄 알았다." 를 연발한다. 나 이런거 정말 좋아한다. 눈물이 날만큼 행복하다. 



관광객이 없어 조용하고 평화로운 치핑캠든을 만날 수 있어 감사하다. 마을 마트에 들러 샌드위치랑 과일, 음료를 사서 차 안에서 먹고 다시 출발, 이제 버튼온더워터(Bourton on the Water)라는 무척이나 '영국스러운' 이름을 가진 다음 마을로 간다. 친구 말에 따르면 버튼온더워터는 이곳 치핑캠든보다 10배는 예쁜 마을이라고 한다. 대박.  



영국 코츠월드(Cotswold) 여행 2편으로 이어짐. 

 

2022.1.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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