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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벨기에_6] 벨기에 브뤼셀(Brussels) → 겐트(Gent), 기차 여행ㅣ크리스마스 시즌 (ft.해외여행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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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

 

오늘은 눈 소식은 없고 대체로 맑다는 예보다. 기온은 영하 4℃ 정도로 밖으로 다닐만한 수준이다. 같은방을 쓰는 쉴라의 추천으로 오늘은 브뤼셀 근교의 겐트(Gent)에 당일로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숙소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일찍 기차역으로 간다. 어제 내린 눈으로 도로가 얼어 미끄럽다. 브뤼셀 중앙역 근처에 있는 세인트 미셸 성당(Cathedrale des Sts Michel et Gudule)인데 성당 앞에 아직 하얗게 눈이 남아있다. 

 


오전 9시쯤 브뤼셀 중앙역(Brussels Central Station)에 도착했다. 곡선형으로 생긴 특이한 디자인의 중앙역 건물 앞에는 링 모양의 조형물이 있다. 곡선형으로 생긴 중앙역을 마주보는 자리에 역과 똑같이 생긴 쌍둥이 건물이 있는데 힐튼 호텔(Hilton Bruxelles Gand Place)이다. 관광지에서도 가깝고, 역은 바로 앞이고, 관공서가 모여있는 지역과도 가까우니 호텔 위치가 최상이다. 자본의 위력을 느끼며, 역으로 들어간다. 

 


어제 밤에 쉴라가 추천해준 겐트(Gent)행 기차 시간을 확인하고 왕복 €10를 지불하고 표를 끊었다. 사실 이 기차는 지하철 처럼 수시로 있는 기차편이라 플랫폼만 제대로 찾아서 기다렸다가 오는걸 타면 된다. 기차역 내부도 온통 프랑스어로 되어있어서 플랫폼이 맞는지, 내가 탈 기차가 맞는지 여러번 묻고 물어서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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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에 앉아서 최종적으로 앞 자리에 앉은 부부에게 물어보니 겐트행 기차가 맞고 본인들도 겐트에 가니 이따 같이 내리면 된다고 말해준다. 마음이 놓인다. 기차가 출발하고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우리나라 시골 같다. 어쩜 이토록 안 이국적인지, 어제 내린 눈 덕분에 하얀 눈밭 경치는 실컷 본다. 

 


기차는 덜커덩 거리며 1시간쯤 달려 겐트 세인트 피터스 역(Gent-St. Pieters Station)에 도착한다. 기차가 얼마나 덜컹거리는지 엉덩이가 아플 정도였다. 아래 우측 사진이 내가 1시간을 타고 온 기차인데 외관만 봐도 승차감 안 좋게 생겼다. 그래서 저렴한가보다. 쉴라가 기차 승차감 좋지 않은건 얘기안해줘서 몰랐다. 

 


다행히 겐트(Gent) 날씨는 무척 맑다. 내 앞자리 부부는 내가 같이 잘 내리는지 확인하고 손까지 흔들어 인사해주고 간다. 고맙습니다. 붐비는 역을 빠져나와서 방향을 두번 세번 확인한 다음 겐트 중심지로 간다. 기차역 앞에는 택시가 많이 서있었지만, 난 늘 그렇듯 걸어서 간다. 

 

겐트(Gent)는 물의 도시라고 불린다. 마을 중심부를 가로질러 강이 흐르고 강 옆으로 정박된 배를 주택삼아 생활하기도 한단다. 런던의 집값이 미친듯이 비싸 강가에 정박한 내로우 보트(Narrow-boat)를 집으로 개조해서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겐트는 비싼 집값 때문에 배에서 사는 것은 아니길 바란다. 그냥 전통가옥이라면 좋겠다. 

 

 

작은 보트도 정박해있고, 가옥으로 사용되는 듯한 길고 좁은 형태의 런던의 내로우보트(Narrow-boat) 같은 배도 보인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Amsterdam)만큼 강과 도시가 잘 어우러져 있는 도시인 듯하다. 오늘이 주말이라 마을 어귀에 플리마켓(flea market)이 열린 곳도 있다. 중고책, 중고장난감, 중고생활용품 등을 갖고 나와 팔고있다. 영어로 된 서적이면 한권 사려고 봤는데 모든 책이 프랑스어 아님 독일어로 되어있다. 아쉽네. 


20분쯤 걸었나, 거의 다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곳이 강물에 떠있는 듯 보이는 솅 미카엘 성당(Sint-Michielskerk Gent)이다. 수백년이 넘은 건축물은 때로 '자연'과 같은 느낌을 주는데 이 성당이 그렇다. 독특한 형태와 색감의 지붕이 인상적이다. 교회 건물 아래를 흐르는 강물과 아치형 다리, 솅 미카엘 다리(Sint-Michielsbrug)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있다. 이곳이 단연 겐트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다. 

 

 

강가라서 그런지 바람이 매섭다. 볼살을 베일 듯 매서운 바람이다. 외투에 달린 후드를 쓰고 있었는데 바람에 후드가 뒤로 넘어가면서 순간 이마가 뚜껑처럼 바람에 날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바람이 강하다. 오.   

 

 

겐트의 건축들은 지붕 모양이 특이한데, 지붕 꼭대기에서 벽체까지가 매끈하게 떨어지지 않고 계단처럼 단층을 만들어놨다. 이유가 뭘까? 모양이 예뻐서 그렇게 한 건지, 기능상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다리를 건너 시내 안쪽으로 들어오니 바람이 좀 덜아다. 솅 니콜라스 교회(Saint Nicholas' Church)가 또 눈에 들어온다. 교회의 규모가 어마어마 하다. 타워의 높이도 상당하고, 면적 자체도 넓어서 이쪽 편에서 보고 반대편에서는 또 다른 교회인줄 알고 들어가보고서야 같은 교회인줄 알 정도다. 

 

 

이 교회에서는 18세기 동상, 바로크 양식의 명화를 볼 수 있다. 교회에 예술작품들이 많이 보관되어 있다. 교회에 들어가는 데는 입장료가 없고, 그림을 보려면 돈을 내야한다. 난 그것도 모르고 티켓을 끊어주는 분이랑 어떤 노년의 여성분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냥 무단으로 들어갔다가 한참 다 둘러보고 나오다가 내가 둘러본 구역은 유료라는 것을 알았다. 뒤늦게라도 돈을 내고 싶었지만, 내겐 카드 밖에 없어서 마음속으로 감사인사를 하며 나왔다. 내부는 무척이나 화려하고 프랑스어로 부르는 찬송가를 틀어놨는데 약간 느낌이 인도음악 같다. 뽕~빵~ 뭐 이런 발음이 수시로 들리는 것이 재미있다.

 


교회에서 나와서 겐트 시내를 둘러본다. 도로는 트램 선로가 복잡하게 얽혀있고, 도로에 지나다니는 일반 차량은 그리 많지 않아서 한산해보인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적은 수의 사람으로도 도시가 꽉 찬 느낌이 든다.   

 


 

시내 한쪽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있다. 겐트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소박하다. 놀이기구도 몇개 없고, 구경할 것도 그리 많지는 않다. 그치만 이렇게 작은 도시에도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는 것이 좋다. 기독교 문화가 일상 곳곳에 스며든 유럽의 모습을 겐트에서도 만날 수 있어 반갑다.

 

2022.1.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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