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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북유럽_25] 노르웨이 구드방겐(Gudvangen) → 보스(Voss) → 베르겐(Bergen)ㅣ북유럽 3개국 여행 (ft.해외여행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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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9.

 

구드방겐(Gudvangen)은 플롬(Flam)과 비슷한 분위기의 마을이다. 절벽 곳곳, 산 꼭대기에서부터 폭포수가 흘러나론다. 건물은 지붕이 모두 잔디를 올려놓은 듯 초록색풀로 덮여 있다. 구드방겐 선착장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오면 여러대의 고속버스가 주차되어있는 곳이 나온다. 일단 우리가 다음 타야할 버스 번호와 위치를 체크하고 잠시 구드방겐을 둘러보기로 한다. 

지금부터 우리 일정은 이곳 구드방겐에서 버스를 타고 중간지점인 보스(Voss)에 내려,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베르겐(Bergen)으로 가는 것이다. 시간은 꽤 걸리는데, 지금 11:30분이니 베르겐에 해지기 전에 도착하는 것을 작은 목표로 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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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드방겐에는 오래전 바이킹 시대의 생활 모습을 살린 바이킹 도시를 재현한 야외박물관(Viking Valley)이 있다. 바이킹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방문할 가치가 있을 듯하지만, 우린 놀이기구 '바이킹'의 모양을 한 바이킹 배(아래 우측 사진)를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입장료는 NOK200, 꽤 비싸다.  


다시 고속버스정류장으로 와서 보스(Voss)행 950번 버스를 탄다. 버스요금은 탑승 후 기사님에게 바로 지불하는데, 학생은 50% 할인된 요금으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해외여행을 할때 기차여행보다 버스를 선호하는 편인데, 기차는 풍경에서 한걸음 떨어진 느낌인 반면, 버스는 운이 좋아 맨 앞자리에 앉으면 마치 내가 렌트카로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고속버스 맨 앞자리, 그러니까 기사님 대각선 뒷 자리에 앉았다. 

고속버스 승차감이 좋다. 유럽은 고속버스 승차감이 대체로 좋은데 충격에도 좌석이 울렁울렁 움직이면서 몸에 충격이 오지 않게 한다. 독일에서도 고속버스를 타고 여행한 적이 있는데 그땐 아예 기사님이 핸들에서 손을 떼고 자율주행을 했었다. 100km로 제한속도를 지키며 버스가 스스로 운행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승차감도 좋았고 일정한 속도 때문인지 무척 편안했던 기억이 있다. 

 

승객은 우리둘을 포함해 7명 정도인데 관광객으로 보이는 건 우리 둘 뿐이다. 한참 달리던 버스가 잠시 정차하더니 15분간 쉬어간다며 길 건너 강가에 내려가서 구경도 하고 쉬다가 오란다. 기사님과 다른 승객들은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우리둘만 내렸다. 버리고 가는게 아닌가 해서 길을 건너가며 연신 뒤를 돌아봤다. 

길을 건너 강쪽으로 내려오니 정말 경치가 좋다. 나룻배 한척이 떠있다. 깨끗하고 묶여 있는 것을 보면 고기잡이 배는 아닌 것 같고, 개인용 유람선인가. 물기를 머금지 않은 바스락대는 잔디밭을 뛰어다니며 친구랑 노는 동안 버스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있다. 10여분이 지나 다시 버스에 올랐더니 기사님이 잘 다녀왔냐는 인사를 건네시고는 바로 출발한다. 아시아인 여행자 2명을 위해 일부러 이곳에 버스를 세운 것 같다. 노르웨이의 여유인가. 지난번 플롬열차에서도 잠시 멈춰 15분의 시간을 줬던 기억이 난다. 

 

 

출발과 동시에 도착지를 생각하고, 조금 더 빨리 도착하는데 마음을 쏟으며 살아왔던 내 삶의 방식과 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과정이라고 부르는 것을, 하나님은 목적이라고 부르신다' 라는 어디선가 본 글귀가 떠오른다. 낯선 여행자에게 소중한 경험을 선물해준 노르웨이가 더 없이 친절하게 다가온다. 

 

1시간쯤 달려서 보스(Voss)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잠시 터미널 건물에 들어가서 화장실 사용하고 나왔다.  여기서 다시 똑같은 950번 버스를 타고 베르겐(Bergen)으로 간다. 우리가 구드방겐에세 타고 온 버스는 또 한참 휴식 후 베르겐으로 가기 때문에 우린 다른 950번을 타는 것이다. 주차장에 대기중인 버스 전광판에 찍힌 행선지를 보면서 베르겐(Bergen)행 버스를 찾는다. 한 대를 발견하고 베르겐으로 바로 가는 버스 맞는지 확인하고, 학생할인 여부도 체크하고, 구드방겐에서 950번 버스를 타고 왔는데 추가할인이 되는지도 알아본다. 5분 후면 출발한다고 해서 역 안에서 보이스톡 하고있는 친구를 얼른 불러왔다. 


다시 고속버스를 타고 우리의 다음 여행지인 베르겐(Bergen)으로 간다. 나는 역시나 기사님 대각선 뒷편 맨 앞자리에 앉았다. 

보스(Voss)에서 베르겐(Bergen)으로 가는 길은 조금전 지나온 길과 또 다른 느낌이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Salzburg)에서 할슈타트(Hallstatt) 가는 길도 이랬던 것 같다. 날씨도 비슷하고 그때도 고속버스를 타고 있었는데 창밖을 보며 이런 마을에 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동일하게 했었다. 내가 시골스타일인가, 혹은 모든 사람들이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같은 마음일까. 무튼 이런저런 공상을 하는 사이 버스는 1시간 30분정도를 쉬지않고 달려 베르겐 버스터미널(Bergen Busstasjon)에 도착했다. 알파벳을 사용하지만 노르웨이어도 모르고 보면 무슨 단어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스테이션(station)을 stasjon이라고 적나보다.  

버스를 갈아타는 시간을 포함해서 구드방겐(Gudvangen)에서 4시간 정도 걸려 노르웨이 제2의 관광도시 베르겐(Bergen)에 왔다.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쯤 되겠다. 베르겐도 역시 항구도시다. 

 

2021.12.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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