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9.
미르달(Myrdal)에서 플롬(Flam)까지 일반철도는 가지 않고 '플롬열차'라는 전용 기차만 다닌다. 아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열차인데, 심지어 플롬에는 '플롬열차 박물관'도 있다. 일반철도를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절경이라는 것일텐데, 기대된다. 기차역 반대편으로 나가면 펼쳐지는 풍경이 마치 한겨울의 고산지대를 연상하게 한다. 키가 작은 나무들, 집들은 폭설을 대비해서 지붕이 뾰족하다.
지금도 정말 한겨울처럼 춥다. 밖에서 경치 구경하느라 바들바들 떨다가, 역 안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다를 반복하면서 20분쯤 기다리니 기차가 온다. TV에서만 보던 플롬열차! 실물을 보는구나! 초록색 바디에 지붕은 브라운색이다. 근사하다. 내부는 전체가 원목 느낌으로 꾸며져있다.
플롬열차는 마치 투어기차처럼 탑승 직후부터 가는 내내 방송을 해준다. "지금 우측에 보이는 ~~는 ~~이고, 좌측에 보이는 폭포는 ~~이고, 지금 지나가는 터널은 역사가 ~~오래되었고, 플롬의 역사는 ~~이고, 플롬기차는 ~~이다 블라블라" 이런식으로. 마치 사파리 관광열차를 탄 듯하다. 100% 알아듣지 못해도 플롬열차에 대한 이 지역 사람들의 자부심은 충분히 느껴진다.
기차 속도는 대체로 느리다. 칙.칙.폭.폭. 수시로 가파른 협곡을 지나간다. 마치 선로 옆 낭떠러지로 기차가 굴러떨어질 듯이 절벽 가까이로 달린다. 그래서 선로 옆으로 나무로 된 난간 같은 것을 설치해뒀다. 그래서 사진을 제대로 찍을수가 없어 아쉬워하고 있는데, 잠시 엄청난 규모의 폭포 앞에서 기차가 멈춘다. 내려서 15분간 구경하고 사진도 찍으란다.
정말 절경이다. 폭포수 소리도 엄청나다. 그런데 비가와서 렌즈가 물에 젖어 제대로 안찍인다. 사실 오늘 아침부터 카메라가 렌즈인식을 잘 못하고 빌빌댔었는데, 비까지 맞아서 더 말을 안듣는다. 카메라 보호 차원에서 몇장만 얼른 찍고 들어왔다. 내일 '대망의 피요르드(Fjord)'를 가는데 카메라도 컨디션 조절해야지.
맑은 날은 저 폭포 가운데 바위틈에서 요정 차림을 한 사람이 나와서 춤을 추는데 오늘은 비오고 추워서 공연을 하지 않는단다. 모두들 모자쓰고 내려서 사진찍느라 여념이 없다.
이번 여행에서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 플롬기차에 외국인 관광객은 대부분 장년층, 노년층이고, 간혹 보이는 동양인은 우리처럼 젊은 사람들이다. 그러니 외국인들이 동양에서 온 부자 젊은이들이 유럽 여행을 주로 다닌다고 오해를 하는 것같다. 그것보다는 체력이 주요인이 아닐까 싶은데 말이다. 아무래도 유럽은 동북아시아에서 비행기로 10시간 넘게 걸리니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여행을 시작 하기도 어려운 곳이니까. 부모님 생각을 하며, 다시 기차를 타고 간다.
바깥 풍경이 겨울에서 다시 봄으로 바뀌고 있다. 아마 플롬(Flam)에 거의 다 온 듯하다. 기차로 1시간쯤 걸려 플롬역에 도착했다. 플롬은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마을이다. 마을이 작아서 우리 숙소도 기차역 바로 옆이고, 피요르드(Fjord) 페리 선착장도 기차역 바로 옆이고, 모든 게 한눈에 들어온다.
일단 숙소에 가서 체크인부터 한다. 3시 좀 안되서 갔더니 침대 3개(2층침대 1개, 1층침대 1개)인 3인실이 비었다고 그 방을 둘이 편하게 쓰란다. 오! 난 드디어 이번 북유럽 여행일정 중 처음으로 침대 1층을 써보는구나! (tmi. 바이킹크루즈에서 방 예약 잘못해서 혼자 4인실 쓴거 빼고)
이곳 숙소는 마치 우리나라 독채 펜션처럼 통나무 집이 띄엄띄엄 떨어져서 위치해있다. 우리방은 14번, 방에는 2층침대 하나와 싱글침대 하나가 있다. 친구가 단층 싱글침대를 쓰고 나는 2층침대 1층을 쓰기로 했다. 테이블도 우리만 사용하니까 가방이랑 옷, 먹거리 등등 짐을 편하게 늘어놓고 사용한다. 방이랑 숙소 전반적인 컨디션이 매우 좋다. 주방이랑 거실은 옆에 15번 방 사람들이랑 공유하는 구조인데, 우리는 사용할 일이 없어 거실이랑 주방은 거의 15번 방을 쓰는 가족들이 사용했다. 짐을 풀어놓고 플롬(Flam)을 둘러보러 숙소를 나선다.
2021.12.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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