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9.
유르고르덴섬(Djurgarden)에는 박물관, 놀이공원, 동물원, 국립공원, 실내정원 같은 휴양지가 모여있는 아주 큰 섬이다. 환상적인 경치는 물론이고 아바박물관(ABBA Museum) 같은 볼거리도 많은 곳이라 날씨 좋은날 오후에 가기로 했는데 그날이 오늘이다. 유르고르덴섬에 가려면 이곳 쇠데르말름섬에서 다시 감라스탄을 지나, 지난번 시위대 집회 준비로 경찰들이 다리를 막았던 쪽으로 가다가, 만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다가 우측으로 난 다리를 건너면 되는데, 결론은 도보로 40분 정도 걸린다. 우리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강변을 따라 걸어보기로 했다.
하늘과 강물 빛깔이 마치 초겨울 느낌이 난다. 해안가를 따라 길게 난 쌍둥이 도로 스트란드베겐(Strandvagen)을 걷다보면 해안가에 개인 소유 보트가 빼곡하게 정박되어 있다. 편한 차림으로 자신의 배 이곳 저곳을 손보는 이들의 모습이 한가로워 보인다. 그 중 몇몇 곳은 내부를 개조해서 레스토랑 영업을 하고 있다. 몸 상태가 좋았다면 이곳에서 해산물을 먹어보고 싶었다. 살짝 흔들리는 '보트'에서, 그것도 '해산물'을 먹는 것은 감기기운이 아직 가시지않은 내게 부담스러운 도전이었으므로 패스.
유르고르덴섬(Djurgarden)으로 건너가는 다리에 도착했다. 다리에 서서 스트란드베겐을 바라보니 스웨덴이 오래전부터 참 부유한 나라였다는 것을 실감한다. 스트란드베겐의 쌍둥이 도로 사이에 키가 큰 나무들이 중앙공원을 가득채우고 있다. 요즘으로 치면 중앙분리대를 큰 공원으로 꾸민 것인데, 근사한 건축물과 함께 부유함의 기운을 내뿜는다. 다리를 건너오면 마치 "오느라 힘들었지? 아이스크림 하나 먹어" 라고하는 듯, 커다란 아이스크림콘 모형을 앞세운 아이스크림가게가 우리를 맞이한다. (tmi.그냥 내가 아이스크림이 먹고싶었던거지) 커다란 아이스크림콘 하나씩 물고 잠시 벤치에 앉아 유르고르덴섬 지도를 찬찬히 살펴본다.
전망대가 있던 쇠데르말름섬(Sodermalm)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거기가 화가들이 사는 정적인 섬이라면 여긴 음악가들이 사는 동적인 섬 느낌.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으니 심지어 놀이동산에 온 듯한 기분마저 든다. 활기차고 생기넘지는 이미지의 유르고르덴섬.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노르딕 박물관(Nordiska Museet)은 건물 규모가 엄청나다. 실내 인테리어, 패션 등 스웨덴 전통과 유행의 흐름을 보여주는 전시와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곳인데, 입장료는 우리돈으로 18천원 정도. 해당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모든 박물관은 그저 비슷한 곳일 뿐이라는 것을, 해당 분야에 관심없는 나는 그 사실만을 재확인 하고 나왔다.
노르딕박물관 옆문(뒷문?)으로 나오면 넓은 잔디밭이 펼쳐진 공원이 있다. 공원 건너편에 바사 박물관(Vasa Museum)이 있다. 1628년 첫 항해 도중 침몰한 17세기 군함인 바사(Vasa)가 보존되어 있는데, 17세기 군함을 실물 규모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무척 신선하고 흥미롭다. 압도되는 느낌. 입장료는 2만원 정도. 박물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엔 밖에서 잠시 지나온 넓은 잔디밭이 계속 생각나서 적당히 둘러보고 나왔다.
산이나 높은 언덕이 거의 없는 런던에서는 지나가다가 흔히 보이는 게 초록 잔디밭인데, 스톡홀름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너른 잔디밭이다. 유르고르덴섬에는 이런 잔디밭을 품은 공원이 꽤 있다. 친구와 잠시 잔디밭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쉬어간다. 지난 시간들, 지금 주어진 시간,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잔디밭을 따라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다 보면 나오는 자연사박물관(Biologiska Museet; 아래 우측 사진)은 입구가 인디언 부족의 초막 같은 인상을 준다.
야외에 있는 스웨덴 역사박물관인 SKANSEN Park(아래 왼쪽 사진)는 입구에서 대략 보이는 것만 보고 입장은 하지 않고 패스하기로 한다. 안쪽으로 동물원, 전통복장을 한 사람들의 공연 같은 게 있다고 한다. 입장료는 25천원정도. 섬 내부를 순환하는 트램도 다닌다. 섬 입구에서부터 섬 안쪽 이탈리아대사관(Embassy of Italy)까지 왕복하는 경로이다.
트램이 지나다니는 도로에 접한 곳에 아바 박물관(ABBA the Museum)이 있다. 스웨덴의 국민 가수. 1970년대~1980년대에 활동한 아바(ABBA), 우리에겐 뮤지컬 맘마미아(Mamma Mia)로 잘 알려진 노래의 주인공이다. 내부에는 아바와 관련한 의상, 골든디스크, 기념품 같은게 전시되어 있다. 뮤지컬 맘마미아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아바(ABBA)라는 가수를 알게 되었지만, 아바가 스웨덴 가수라는 것은 이번에 알았다. 스웨덴 사람들의 아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할 듯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BTS를 그렇게 여기듯.
2021.12.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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