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_13] 스웨덴 스톡홀름 여행 5화ㅣ북유럽 3개국 여행 (ft.해외여행역주행)

2014.9.

 

어디서든 잘 자는 나는 28인실에서도 푹 잤는데, 친구는 아니었나보다.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나오니 불편해서 하루 더는 못 자겠다고, 자기가 숙박비 부담 할테니 오늘은 근처 호텔을 알아보자고 한다. 성수기인데다가 당일에 호텔 객실이 있을까. 혹시 호텔 못 잡을 때를 대비해서 체크아웃은 안하고, 다니다가 호텔 보이면 알아보기로 하고 짐은 그대로 두고 나왔다.  

 

스톡홀름에서의 이튿날, 여전히 날은 화창하다. 오늘은 어제 못가본 스톡홀름 시청쪽을 오전에 둘러보고, 동쪽 끝 유르고르덴섬(Djurgarden)을 오후에 가기로 일정을 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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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시청쪽으로 가려면 어제 지나온 스톡홀름 구시가 감라스탄(Gamla Stan) 지구의 Stortorget 광장을 지나간다. 광장 벤치에 멍하니 앉아서 분수대를 구경하는데 오늘이 주일이라 스톡홀름 대성당(Storkyrkan)에서 찬양이 흘러나온다. 온 마을이 함께 주일을 보내는 것 같다. 광장 바로 뒤편 교회에 잠시 들러 기도하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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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라스탄 지하철역 근처까지 내려오면 스톡홀름 시의 법원(Svea hovratt)이 있는 또 작은 섬이 나온다. 그 섬에서 바다 건너편 시청을 조망할 수 있는데 전경이 멋지다. 다리를 건너가는데 건너편에 보이는 교회(Riddarholmskyrkan)에서도 찬양이 들려온다. 기독교 역사가 오래된 유럽을 다니다보면 교회 건물에서 흘러나오는 종소리, 찬양소리를 수시로 들을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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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교회건물을 지나 조금만 더 걸어가면 이런 전경이 펼쳐진다. 강 건너 높이 솟은 건물이 스톡홀름 시청이다. 시정이 위치한 곳은 쿵스홀멘섬(Kungsholmen, 아래 사진 좌측)인데, 분주하고 볼거리 많은 감라스탄 지역이랑은 다른 여유로운 분위기다. 시청 반대편으로 보이는 지역은 쇠데르말름섬(Sodermalm, 아래 사진 우측)이고, 우리 숙소와 왕궁이 있는 섬에 비해 20배는 큰 섬이다. 이 섬의 좌측 끝에 바이킹라인(VikingLine) 크루즈선의 터미널도 위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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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서 한참 시간을 보내고 다리를 2개 건너 시청 쪽으로 다시 이동한다. 스톡홀름 시청은 1923년에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인데 내부가 무척 근사하다. 이곳에서 노벨상 수상자들과 만찬행사를 한다. 시청 외부는 무료로 둘러볼 수 있고, 내부 기념행사장과 타워 관람은 입장료가 있다. 영어로 된 투어가이드도 이용할 수 있다. 우리가 간 날은 시청 리모델링 공사하느라 몇몇 곳은 들어갈 수 없었다.

 

시청은 외형만큼 화장실(위 우측상단 사진)도 근사한데, 이날은 시청에서 결혼식이 있는지 화장실 내부 대기실 같은 곳에서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준비중이었다. 시청 화장실이 호텔 화장실보다 좋다. 이런 곳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면 어떨까? 그들에게도 이곳은 그저 직장일 뿐일까. 그렇겠지.  

 

 

우린 사실 점잖은 분위기의 시청 쪽 쿵스홀멘섬(Kungsholmen) 보다 건너편 쇠데르말름섬(Sodermalm)이 궁금했다. 우리나라처럼 언덕이 많고 언덕마다 크고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 스톡홀름 시민들의 일상이 보고싶어서 건너편으로 다시 걸어간다. 가는길에 노천카페에서 허기도 채울겸 커피랑 빵을 샀다. 오렌지주스 한잔 7천원, 시나몬롤 하나 9천원, 커피 한잔 8천원. 흠.

 

빵2, 커피1, 주스1을 우리돈으로 35천원에 사서 테이블에 올려두고, 잠시 카페 주인에게 뭐 물어본다고 자리를 비웠는데 그 사이 갈매기가 9천원짜리 그 큰 빵을 입에 물고 훠얼훠얼 날아간다. 문득 우리나라 갈매기도 저렇게 큰 빵 물고 날 수 있나? 궁금해졌다. 무튼 빵 하나는 접시에 고이 남겨놔줘서 고맙다. 물고간 빵은 친구 비둘기와 사이좋게 나눠먹는다.

 

갈매기가 남겨준 빵 하나를 친구와 나눠 먹으면서 한참을 웃었다. 접시에 내려놓으면 또 갈매기가 물어갈까봐 둘다 빵을 손에 꼭 쥐고 먹는데,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옆 테이블 현지인이 아까부터 우리보다 더 크게 웃고 있다. 아마 그들도 과거 어느날 우리처럼 갈매기에게 빵을 빼앗긴 적이 있었을테지. 흠.

 

2021.12.

글약방her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