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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다니엘 S. 밀로의 「미래중독자: 오늘을 버리고 내일만 사는 별종 사피엔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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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철학자이자 작가 다니엘 S. 밀로(Daniel S. Milo, 1953-)의 2009년 저서 <미래중독자 The Invention of Tomorrow>입니다. 오래전 멸종 위기에 처한 인류의 조상 호모 사피엔스가 6만 년에 걸쳐 마침내 지구에 인간의 시대를 구축하게 된 연유를 파헤친 책으로 그 시작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바로 인류가 '내일'을 발명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인류로 하여금 6만 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전 세계로 유랑하고 문명을 일구어 내게 했으며 동시에 미래에 대한 불안 역시 얻게 되었다는 것이죠. 다니엘 S. 밀로는 이처럼 인류에게 희망과 불안을 동시에 선사한 '내일'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을 <미래중독자>에 빼곡히 실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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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는 뇌의 유혹을 받고 '내일'이라는 선악과를 떠올렸다. 이제 사피엔스는 더 이상 '영원한 오늘'을 사는 행복한 동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고, 내일을 상상하며 불안해하는 최초의 동물인 인간이 되었다. (p9)

 

다니엘 S. 밀로는 <미래중독자> 소개문에서 이 책이 이야기할 비극적이지만 혁명적인 인류의 역사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여기서 '내일'이라는 선악과로 인해 아직 다가오지 않은 내일을 상상하며 낙원인 아프리카ㅡ성경 속 에덴동산ㅡ를 떠났다는 비유를 사용합니다.

 

 

우리에게는 얼마나 많은 물건들과 생각들이 산재해 있을까요. 그것들 가운데 반드시 필요한 것은 단 한 가지도 없습니다. 지나침의 바탕에는 미래를 내다보며 대안적인 현실을 상상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5만 8,000년 전 아프리카에서 '내일'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우리 인간도 다른 동물들처럼 간소하게 살았을 겁니다. (p15)

 

다니엘 S. 밀로는 <미래중독자> 서문에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로 요즘 시대의 과잉을 이야기합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한 지나침, 특히 인터넷이라는 괴물이 어떠한 계보로 발생하게 되었나를 따져보자고 합니다. 더 강한 인공지능 AI, 양자컴퓨터 등등. 

 

 

 

 

무엇을 할 것인가? 지나침에 대항하는 전 세계적인 십자군 전쟁. 나는 이 책으로 소박하게나마 여기에 기여하려 하니, 독자들도 각자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동참하시라. (p282) 제3장 전이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인류의 미래를 위해 쓴 <미래중독자>에 대한 애정과 대 학자의 겸손이 담겨있는 부분인데 과잉과 지나침으로 얼룩진 우리 시대에 '미래'의 무게를 조금씩 내려놓는 일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합니다. 

 

 

미래성은 실제로 경험하는 현실에 대해 끊임없이 대안을 제시한다. 미래를 발견한 이후 줄곧 인간은 너무 많은 선택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 때문에 만성적 불안을 안고 산다. (p228) 제2장 뿌리

 

'내일'에서 불안에 집중할 것이냐 희망에 더 집중할 것이냐는 우리의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6만 년간 호모 사피엔스는 아마도 희망에 더 집중해 왔을 것이고 오늘 죽지 않고 살아가는 오늘날의 수많은 인류 역시 희망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방증이겠지요. 그리고 인류 최후의 결말이 어떠할지는 '내일'만이 알 것입니다. 

 

<미래중독자>에는 저자의 설명을 뒷받침해 주는다양한 통계자료와 사진, 흥미로운 가설이 많이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 <사피엔스>보다 재미있었습니다. 문득 이스라엘 철학자들이 사피엔스에 관심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유발 하라리 님, 다니엘 S. 밀로 님, 감사합니다. 


2025.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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