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영국, 특히 런던에 관심이 있거나 구세군이라는 단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있어할 만한 내용의 책입니다. 구세군은 흔히들 구호단체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구세군은 개신교 교회입니다. 예컨대 개신교에는 감리교, 장로교, 침례교 등의 교단이 있듯 구세군도 그 가운데 한 교단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세군을 처음 창시한 윌리엄 부스의 뜻에 따라 지금까지도 구세군은 교회라는 공동체로서 뿐만아니라 '빈민 구호'에 초점을 두고 그리스도의 뜻을 행하고 있습니다.
교회사의 신앙 유산을 소개하기 위해 '부흥과 개혁사'에서 기획한 여행시리즈 중 한권입니다. 존 번연, 찰스 스펄전 편도 있었지만 중고서점에서 제 눈에 들어온 책은 '윌리엄 부스(William Booth)'편 이었습니다. 이유는 tmi인데, 제가 회심(예수님을 만났다라고 표현하지요)한 곳이 유학시절 영국 런던에서 였습니다. 런던 중심지 세인트폴대성당(St Paul's Cathedral) 바로 맞은편에 통유리로 된 멋진 건물이 하나 있는데, 유리면에 빨간색 큰 글씨로 "Salvation Army"라고 쓰여있습니다. 전세계 구세군의 본영인데요, 그때까지만해도 저 역시 구세군이 그저 구호단체인줄로만 알고 있었고, 친구를 통해 구세군이 교회라는 것을 알게되면서 그 시작이 영국 런던인 구세군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창시자인 윌리엄 부스까지 호기심의 줄기가 이어졌습니다. tmi는 여기서 끝.
이 책은 구성이 좋습니다. 주인공의 일대기를 서술하며 관련된 사진을 함께 실어놓고, 영국의 다양한 지역명과 지도까지 소개하고 있어서 마치 여행가이드북의 느낌이 납니다. 즉, 여행가고 싶어지게 하는 책입니다. 런던에 살 때 제가 자주 지나다니던 길목이 언급될 때면 마치 제가 주인공의 발자취를 되짚고 있었다는 일체감마저 느껴집니다. 이 책을 통해 윌리엄 부스와 그의 아내 캐서린 부스에 대해 굉장한 호감을 갖게 되었는데, 아마 교회의 구제사역에 관심이 있기 때문일겁니다.
윌리엄 부스(William Booth, 1829-1912)는 구세군 창립자로 영국 노팅엄 출신입니다. 감리교회 목사가 되었다가 사임하고, 런던 남동부 빈민가(현재도 열악한 지역)에서 전도하며 사회사업을 시작한 것이 구세군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구세군은 현재 전세계 80여개국, 1만6천여 센터, 3천여 사회복지기관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진실한 회심이 150여년이 지난 지금 풍성한 결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울고 있는 한 나는 싸울 것이다. 아이들이 굶주리고 있는 한 나는 싸울 것이다. 어둠 속의 영혼이 한 명이라도 하나님의 빛 없이 남아 있는 한 나는 싸울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싸울 것이다!" (p.7)
윌리엄 부스의 말입니다.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의 표본이 아닐까 합니다. 동역자이자 아내인 캐서린 부스에 대한 묘사를 잠시 소개하겠습니다.
캐서린은 진지한 아이였고 영적인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캐서린은 건강한 아이가 아니었으며 어른이 되어서도 결코 건강하지 못했다. 병과의 오랜 싸움으로 한없이 약해졌지만 읽고 생각할 시간만큼은 넉넉히 가질 수 있었다. (p.51)
선천적으로 런던 시민의 기질을 타고난 그녀는 어머니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썼다. "저는 지금까지 다녀본 어떤 곳보다도 런던에 살고 싶습니다." 1865년 초, 캐서린의 소망과 하나님의 뜻이 만났다. (p.75)
이 표현이 참 멋집니다. "캐서린의 소망과 하나님의 뜻이 만났다" 여러가지 응답의 형태 가운데 가장 최상의 응답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맞는 소망을 품고, 그 소망을 현실이 되는 순간.
윌리엄 부스는 81세에 백내장 수술 후유증으로 두 눈의 시력을 잃게 됩니다. 그때 아들 브람웰 부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브람웰, 나는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다. 이제 나는 볼 수 없는 눈을 가지고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다." (p.113)
80세가 넘어서도 윌리엄 부스는 하나님의 자녀로 지치지 않는 삶을 살았습니다. 이후 건강이 악화되어 1912년 83세의 일기로 하나님께 돌아갔습니다. 윌리엄 부스는 60년의 사역기간 동안 8백만km를 여행하고 6만번 설교했으며, 1만6천명의 사관을 세워 58개국에서 섬기게 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의 야망은 예술에 있다. 어떤 사람의 야망은 명성에 있다. 어떤 사람의 야망은 재물에 있다. 그러나 내 야망은 사람들의 영혼에 있다." (p.112)
윌리엄 부스가 영국 에드워드 7세의 초대로 버킹엄궁에서 왕을 알현하고 남긴 방명록의 문구입니다.
책에서는 중간중간 사진을 통해 윌리엄 부스와 관련된 장소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마지막 장에는 런던의 지도와 지하철 노선도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2021.12.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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