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고전인 존 번연(John Bunyan)의 <천로역정(1678년)> 입니다. 찰스 스펄전이 "성경 이후 최고의 걸작"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종교를 초월하여 오늘날 까지도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책입니다. 사실 천로역정은 1678년 출간되어 우리나라에는 1895년 조선 후기에 선교사에 의해 번역, 소개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근대 첫 번역소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어 원제인 The Pilgrim's Progress를 '천로역정'이라는 한자어 제목으로 번역한 것도 이 책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게일 선교사입니다.
이 책은 '크리스천'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리스도인 순례자의 여정을 우화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종교를 초월해 기독교 배경이 없는 사람에게도 이 책이 널리 읽히는 이유는 인간의 본성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 때문일 것입니다.
'크리스천'의 순례는 세대를 초월해 모든 인간에게 삶의 지혜를 깨닫게 해주고 얼핏 동화같은 우스운 이야기이지만 그것에 담긴 묵직한 메시지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절실한 호소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에게 지금 서 있는 곳, 지금 만나는 사람, 지금 갖고 있는 가치관들을 점검하게 하고 더 나은 가치로 살아갈 것을 권면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크리스천'이 순례를 하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사건들을 겪게 됩니다. 그렇게 만나는 사람들의 이름을 통해 그들이 '크리스천'의 순례길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예컨대 불만(Discontent), 오만(Pride), 거만(Arrogance), 자만(Self Conceit), 속세의 영광(Worldly Glory), 돈 애호가(Money love), 세속가(Hold the world), 수전노(save all) 등의 사람들입니다. 이름만 봐도 이들이 '크리스천'의 순례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듯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조심해서 다루어야할 가치들이기도 합니다.
고난(Difficulty)이라는 산에 이른 '크리스천', 굴욕(Humiliation)의 계곡에 들어선 '크리스천'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름에 따른 비유가 정말 탁월합니다. 고난이라는 이름의 산, 굴욕이라는 이름의 계곡. 살아가면서 겪는 고난과 굴욕(치욕)을 대하는 '크리스천'의 마음가짐과 태도는 우리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공감이 됩니다.
중립적인 가치를 지닌 것들, 그리고 훌륭한 가치인 듯하나 자칫 우리가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들도 나옵니다. 주의(Watchful), 판단(Discretion), 고집(Obstinate), 우유부단(Pliable), 단순(Simple), 게으름(Sloth), 도덕(Morality), 율법준수(Legality) 등입니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배우다 보면, '교만'이 우리 인간에게 있어 가장 큰 죄(주의해야할 것)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위에 열거한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교만'을 바탕에 깔고 있는 것들입니다. 이들이 '크리스천'의 순례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곰곰히 생각하면서 책을 읽다보면 다양한 우리 삶의 실제 사례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책의 목차입니다. 1부는 '크리스천'의 순례 이야기, 2부는 '크리스천'의 아내 '크리스티아나'와 그의 자녀들의 순례 이야기 입니다. 목차를 읽어보면 우리의 인생이 보이는 듯합니다. 어려움을 겪고, 기뻐하기도 하고, 어리석음에 빠지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하고, 누군가를 돕기도 하고, 그렇게 일생을 들여 순례자 처럼 배워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겠지요.
2021.12.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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