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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 오렌지 A Clockwork Orange」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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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 오렌지 A Clockwork Orange」를 읽고


독특한 제목의 소설입니다. 영국의 작곡가이자 소설가인 앤서니 버지스(John Anthony Burgess Wilson, 1917-1993)의 디스토피아 소설 <시계태엽 오렌지 A Clockwork Orange>.

 

이 책은 1962년에 발표한 저자의 대표작으로 1971년에는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1928-1999)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합니다. 당시 영화는 충격적인 폭력 장면으로 인해 상영이 금지되고 많은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시계태엽 오렌지>는 온갖 범죄와 죄악이 난무하는 미래의 런던,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은 폭력적이고 혼란스러운 삶을 사는 15세 소년 알렉스(Alex)로 소설은 그의 삶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어딘가 흥미로워 보이는 표제와 달리 어두운 빛의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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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떻게 될까, 응?" 나, 그러니까 알렉스는 동무들 셋, 즉 피트, 조지, 그리고 딤과 함께 '코로바 밀크바'에 앉아서 맑았지만 춥고 깜깜한 그날 저녁에 무얼할지 머리를 굴리고 있었지. (p.7) _첫 문장

 

주인공 알렉스와 그 일당들은 여느날처럼 그날 저녁에도 무슨 짓을 할지 작당모의 중입니다. <시계태엽 오렌지>에서는 마치 추임새처럼 "이제 어떻게 될까, 응?"이라는 표현이 곳곳에 사용되고 있는데 첫 문장에도 쓰입니다.

 

저자인 앤서니 버지스가 암울한 미래에 대해 독자들에게 계속해서 묻고 있는 듯합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정부 놈들이나 재판관들 또는 학교의 접장들은 인간의 본모습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악을 용납할 수 없는 거야. 형제 여러분, 이게 바로 우리의 현대사, 바로 작지만 용감한 영혼들이 커다란 기계에 맞서 싸우는 역사이지 뭐야? (p.52)

 

 

알렉스는 폭력과 반항을 일삼다 결국 체포되어 교도소에 수감됩니다. 이곳에서는 그의 폭력성을 억제하기 위해 심리적 교정 프로그램의 일종인 '갱생 요법'을 알렉스에게 적용합니다.

 

"제가 그걸 봐야만 한다는 말씀인가요? 말도 안 돼. 얼마나 끔찍했는데." "물론 끔찍하지." 브래넘 박사가 웃으며 말했지. "폭력이란 끔찍한 것이지. 그게 바로 네가 배우고 있는 것이란다. 네 몸이 지금 그걸 배우고 있는 중이야." (p.128)

 

심각한 폭력이나 고문 장면이 연속적으로 송출되는 영상을 보여주는 것인데 이때 시선을 피하지 못하도록 눈은 뜬 상태로 고정시키는 장치를 사용합니다. 또 다른 형태의 고문 아닌가요. 이 부분은 읽어 내려가기 버거울 정도로 잔인한 표현들이 연이어 열거됩니다.   

 


자유의지를 박탈 당한 개인,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여 평화를 유지하려는 정부의 통제 방식, 인간의 본성을 무시한 채 기계적 존재ㅡ시계태엽 오렌지ㅡ로 만들려는 시도에 대해 앤서니 버지스는 문제를 제기합니다. 이 부분에서 윤리적이고 철학적인 그리고 사회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킵니다. 

 

"나, 나, 나, 도대체 나는 어쩌라고요? 난 여기서 뭐란 말이야? 내가 무슨 태엽 달린 오렌지란 말이야?" (p.222)

 

 

그때 난 몸속에 텅 빈 자리를 느꼈고 스스로도 놀랐어. 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게 된 거야. 철이 든다는 것이겠지. 그래, 그래, 바로 그거지. 청춘은 가버려야만 해. 청춘이란 어떤 의미로는 짐승 같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 길거리에서 파는 쬐끄만 인형과도 같은 거야. 태엽을 끼리릭 감았다 놓으면 걸어가다가 주변의 것들에 꽝꽝 부딪히지만, 그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지. 청춘이라는 건 그런 거야. (p.270)

 

책을 다 읽고나니 뒤표지의 추천사 중 《타임》의 서평에 가장 공감합니다. "앤서니 버지스의 작품은 불쾌하고 충격적으로 보이나, 흔치 않은 철학적인 소설이다."

 

정말 그렇습니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소설, 기독교의 은혜와 율법이라는 개념도 떠오르는, 표제만큼이나 유니ㅡ크한 작품입니다.  


2025.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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