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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베티 스미스의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 A Tree Grows in Brooklyn」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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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 스미스의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 A Tree Grows in Brooklyn」을 읽고


1943년 출간된 베티 스미스(Betty Smith, 1896-1972)의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은 20세기 초 미국 뉴욕의 빈민가에서 자란 저자의 자전적 소설입니다. 영문 원서의 제목은 'A Tree Grows in Brooklyn'으로 브루클린에서 가난과 함께 어우러져 자라는 나무를 성장소설에 걸맞은 표제로 삼았습니다.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의 주인공은 11살 소녀 프랜시로 1살 어린 남동생 닐리, 부모님과 함께 뉴욕주 브루클린에 살고 있습니다. 

 

고요하다는 표현은 뉴욕 브루클린을 두고 하는 말이다. 특히 1912년 여름의 브루클린은 그랬다. 사실 브루클린 전체로 보면 우울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이다. (p.6) _첫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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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무는 알고 있다. 나무가 먼저 와서 씨를 뿌리고 자라나기 시작하면, 그 다음에 가난한 외국인들이 들어오고, 얼마 안있어 낡은 갈색 벽돌건물이 싸구려 공동주택으로 개조된다... 하늘나무는 바로 이런 나무였다. 나무는 가난한 사람들을 좋아했다. (p.7)

 

프랜시가 하늘나무라고 부르는 이 나무, 시멘트도 뚫고 올라와 자라는 생명력 강한 이 큰 나무는 브루클린 사방에 널려 있습니다. 프랜시네 마당에도 하늘나무가 자랍니다. 커다란 나무가 생명을 보전하며 살기에 안전하고 평화로운 마을, 브루클린에서 프랜시도 자랍니다. 

 

프랜시는 도서관에 올 때마다 성당 갈 때와 똑같은 기분을 느꼈다. 가죽으로 묶인 책 냄새와 풀 냄새, 신선한 잉크 냄새가 뒤섞여 몰려왔다. 성당 미사의 향냄새보다 훨씬 더 향긋했다. (p.29)

 

프랜시는 마을 도서관을 좋아합니다. 세상의 모든 책이 도서관에 다 있는 줄 알고 있었던 프랜시는 도서관의 책들, 세상의 모든 책을 몽땅 다 읽기로 작정하고 하루 한 권씩 차례대로 책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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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성경과 셰익스피어 책을 구해서 아이에게 매일 한쪽씩 읽어주거라. 그러면 아이는 무엇이 위대한지 깨달으면서, 윌리엄스버그의 조그만 셋방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자라나게 될 거다... 아이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은밀한 세계를 가지고 있어야 해. 그러면 이 세상이 살기 어려울 정도로 추악해도 상상의 세계 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 거야."(p.79)

 

상상력을 길러주라는 프랜시 외할머니의 교훈 덕분에 프랜시의 어머니 케이티는 프랜시에게 희망을 물려주게 됩니다. 그 덕분에 프랜시가 책을 사랑하는 아이로 자라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프랜시의 진실성 있는 글을 '추잡하다'라고 비난하는 교사 가드너로 인해 상처를 받고,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탓에 동생 대신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프랜시는 담담히 자기 길을 걸어갑니다.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받은 좋은 가르침과 도서관의 책들이 프랜시를 바르게 붙잡아줍니다.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에서는 긍정적인 추억뿐만 아니라 읽기 버거울 만큼 고통스러운 일들도 있는 그대로 묘사합니다. 한 사람을 있게 한 모든 것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 빈틈없이 촘촘한 하나의 삶을 만들어내는 것이겠지요. 

 

마지막 장면에서 프랜시는 어릴 적 자신이 늘 앉아서 책을 읽던 비상구 계단에 앉아 책을 읽는 소녀 플로리 웬디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플로리에게 이렇게 인사합니다. 

 

"안녕, 프랜시." (p.347)

 

플로리에게서 자신을 본 것입니다. 어린 시절의 자신에게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는 프랜시의 모습에서 그동안의 상처가 잘 아물고 이제 어른이 될 준비가 된 프랜시를 봅니다. 그리고 마당에서 자라는 하늘나무도 사람들이 빨랫줄에 걸린다며 줄기를 쳐냈지만 다른 쪽 줄기는 죽지 않고 방향을 바꿔 하늘을 향해 자라나고 있습니다. 마치, 프랜시처럼 말이죠.  


2025.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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