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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빅토리아 토카레바의 「티끌 같은 나 One of Many」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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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토카레바의 「티끌 같은 나 One of Many」를 읽고


요즘 러시아 문학이 손에 많이 잡힙니다. 이전엔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푸시킨, 체호프, 나보코프 정도만 겨우 읽었었는데 오늘도 낯선 러시아 작가를 한 분 만나네요. 

 

소비에트 연방 러시아 작가 빅토리아 토카레바(Viktoriya Samuilovna Tokareva, 1937-)의 중단편집 <티끌 같은 나 One of Many>입니다. 표제작인 「티끌 같은 나」를 포함해 「이유」, 「첫 번째 시도」, 「남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죠」, 「어느 한가한 저녁」까지 모두 다섯 편의 소설이 수록돼 있습니다. 특히 모든 작품에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그 때문인지 빅토리아 토카레바는 '시대를 앞선 페미니스트(Pre-Feminist)'로도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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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같은 나」의 주인공은 가수를 꿈꾸며 수도 모스크바로 향한 안젤라라는 젊은 여성입니다. 스타 발굴 오디션에도 참가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자신보다 못한 듯 보이는 다른 참가자들을 보며 승산이 있다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들보다 시작이 늦은 게 사실입니다. 


"뭔가를 더 빨리 얻고 싶다면 방법은 아주 간단해. 사람들이 들어오라고 문을 여는 순간 너는 창문으로 들어가렴...." (p.30)

 

안젤라에게 힘이 되어준 할아버지의 말입니다. 안젤라는 일단 '문'으로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맨손으로 모스크바에 온 안젤라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합니다. 소개를 받기도 하고 유명 프로듀서를 찾아가기도 하며 적극적으로 길을 개척해 나갑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람과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력도 배우게 됩니다. 

 

대단한 거물들은 막상 가까이에서 겪어 보면 하나같이 배신자에다 비열한 인간뿐이었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옷으로 비유하면 리더십은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한 외출복이고 인품은 평상복이다. 물론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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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에게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도 만나게 되는데 그중 레나는 가수를 꿈꾸는 안젤라에게 연예인으로서의 '이미지'에 대해 알려줍니다. 레나의 말에 안젤라는 '그런 것이라면 노력해서 얻을 수 있겠네요' 라며 긍정적으로 화답하고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책을 읽고 교양도 쌓아나갑니다. 

 

"넌 신데렐라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 그걸 프린세스 이미지로 바꿔야만 해. // 얼굴 표정이 달라. 얼굴 표정이라는 건 가정교육으로 결정되는 거야. 다시 말하면 책을 얼마나 읽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는 뜻이지." (p.64)

 

「티끌 같은 나」에서는 안젤라 외에도 여러 여성들이 주요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들은 현실적인 야망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갈등하고 흔들리며 울고 웃는 오늘날의 우리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안젤라는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선택'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아갑니다. 사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는 두 부류의 남편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 부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고, 두 번째 부류는 돈 많은 남자였다. 선택은 자기 몫이다. 물론 지조와 성공 두 가지를 다 갖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하지만 하나를 가지면 하나를 잃는 법이다. (p.96) 

 

안젤라의 꿈과 사랑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한 후에는 안젤라가 했던 말처럼 그녀에게 일어나는 모든 결과를 수용할 수 있길 바랍니다. 결국 자연의 시각으로 볼 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티끌 같은 나」일뿐이니까요.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은 반드시 합당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p.11)


2024.1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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