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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시집 「시간의 빛깔을 한 몽상」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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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시집 「시간의 빛깔을 한 몽상」을 읽고 


한 예술가의 여러 작품들을 접하다 보면 그만의 스타일이 보입니다. 그 스타일은 시대를 따라 성장하기도 하고 조금씩 변화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핵심은 그대로입니다.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1871-1922) 역시 그러한데 초기에 쓴 시에서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문체가 명확하게 '예고'되어 있습니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시집 <시간의 빛깔을 한 몽상>에는 서른 편의 산문시가 수록돼 있습니다. '옮긴이의 말'에 산문시에 대한 멋진 정의가 실려있어 인용해 봅니다. "리듬도 각운도 없으면서 음악적이고 물결치는 몽상처럼 유연하면서도 거친 기적"_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 1821-1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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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 설문지'에서 스스로 밝힌것처럼 프루스트가 초기 작품들에서 천착했던 주제는 '사랑'인 듯합니다. 이 시집 <시간의 빛깔을 한 몽상> 모든 작품에 사랑의 메타포가 숨어 있습니다. 

 

 

"죽음은 망자를 미화하고 생전의 미덕을 과장한다. 하지만 정작 망자에게 누를 끼치는 것은 삶 자체다. 이 더할 나위 없이 성실한 증인인 죽음은 누구에게나 악보다는 선이 더 많다는 것을 우리에게 자비심을 베풀듯이 알려준다." 죽음에 관한 미슐레의 이 언급은 위대했으나 불행한 사랑이 죽음을 맞은 경우에는 어쩌면 더욱 진실인 듯하다. _「망각의 기슭」 가운데 

 

프랑스의 역사학자 쥘 미슐레(Jules Michelet, 1798-1874)의 말을 인용하며 시작되는 「망각의 기슭」이라는 시 입니다. 장문을 즐겨 쓰는 프루스트에게 산문시는 다른 어떤 장르보다 잘 어울립니다. 

 

 

부푼 기대감은 한 시간 후 현실로 다가오면 순식간에 그 매력을 잃어버리고 마는 법이다. 이런 짜릿한 매력을 다시금 맛보기 위해 우리의 마음은 비록 앞길에 잘 안배된 탄탄대로가 펼쳐져 있다 하더라도, 저 멀리 기억의 뒤안길로 되돌아가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_「사랑과 기대에 관한 고찰」 가운데

 

'기대'와 '현실' 가운데 어떤 순간이 더 빛나는가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습니다. 기대하던 현실을 살다 다시 기대하던 과거로 회귀하려는 인간의 심리, 제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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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은 영광보다 더 우리를 도취시킨다. 욕망은 모든 것을 아름답게 꽃 피우지만, 일단 소유하게 되면 모든 게 시들해진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삶을 꿈꾸는 것이 현실에서의 삶보다 더 낫다. (...) 10년 후에 사람들은 더 이상 자신의 꿈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부인하고, 소처럼 그 순간 뜯어먹을 풀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다. 죽음과 결합해야만 비로소 우리가 의식할 수 있는 불멸성이 생겨날 수 있음을 그 누가 알랴? _「꿈으로서의 삶」 가운데

 

프루스트는 이 작품 「꿈으로서의 삶」에서 '삶 자체가 어차피 꿈꾸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이 꿈 속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이 그 순간 뜯어먹을 풀을 생각하는 것,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며 진리입니다. 이 '사랑'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조금 더 고차원의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겠지요.  

 

서른 편의 시 모두 너무 좋습니다. (레알)


2024.8.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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