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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장 아메리(Jean Amery)의 「죄와 속죄의 저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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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아메리(Jean Amery)의 「죄와 속죄의 저편: 정복당한 사람의 극복을 위한 시도」을 읽고


아우슈비츠 생존자, 오스트리아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장 아메리(Jean Amery, 1912-1978)의 저서 <죄와 속죄의 저편>입니다. 장 아메리는 이탈리아 출신 유대 작가 프리모 레비(Primo Michele Levi), 오스트리아계 유대인 심리학자 빅토르 프랑클(Viktor Frankl)과 같은 시기에 아우슈비츠에 갇혔다 해방됐으나 두 사람에 비해 인지도가 높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자유 죽음>, <늙어감에 대하여>, <죄와 속죄의 저편> 등이 주목을 받으며 그의 삶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습니다.   

 

 

장 아메리(Jean Amery)의 「자유 죽음」을 읽고

장 아메리(Jean Amery)의 「자유 죽음」을 읽고언젠가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책인데 기회가 닿았습니다. 장 아메리(Jean Amery, 1912-1978)의 「자유 죽음 Freitod(1976)」, 부제는 '살아가면서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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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죄와 속죄의 저편>의 원서 제목은 <Contemplations by a Survivor on Auschwitz and Its Realities, 아우슈비츠의 생존자로서 사색과 그 현실>로 장 아메리는 책 제목에 사람들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아우슈비츠'를 언급하지 말라는 주변의 권유에도 자신의 소신을 고집했습니다. 한국어판 제목에서는 빠졌네요.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았고, 어떤 갈등도 해소되지 않았으며, 어떤 내면화하기도 단순한 기억이 되지 않았다. 일어났던 것은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일어났던 것을 단순히 받아들일 수는 없다. 나는 저항한다. 어떤 상처도 아물지 않았다. 감정적이라고? 맞는 말이다. 그러나 계몽에 감정이 없어야 한다고 어디에 적혀 있나? 내게는 오히려 그 정반대가 진실해 보인다. _1977년판 서문 가운데

 

1966년 처음 출간된 이후 1977년 개정판이 출간되었고 이듬해 장 아메리는 자신의 저서 제목대로 <자유 죽음>을 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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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에 시달렸던 사람은 이 세상을 더 이상 고향처럼 느낄 수 없다. 고문 속에서 무너진 세계에 관한 신뢰는 다시 얻어지지 않는다. _본문 가운데

 

<죄와 속죄의 저편>의 두 번째 장은 '고문(Die Tortur)'입니다. 이 부분이 특히 읽기 어려웠는데 나치 독일이 인간의 존엄을 짓밟고자 행한 가장 추악한 범죄이기도 합니다. 장 아메리는 경찰관ㅡ아마도 공권력을 의미하는 듯ㅡ에게 구타당한 사람은 자신에게 가해진 첫 번째 구타와 더불어 '세상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책] 늙어감에 대하여ㅣ장 아메리, 저항과 체념 사이에서 (돌베개)

[책] 늙어감에 대하여ㅣ장 아메리, 저항과 체념 사이에서 (돌베개) 오스트리아 출신 작가 장 아메리(Jean Amery, 1912-1978)의 책, 입니다. 장 아메리는 제1,2차 세계대전을 겪은 유대인으로 부친은 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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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평범함'이란 존재하지 않고, 아돌프 아이히만에 관한 책에서 그것에 관해 썼던 한나 아렌트는 인류의 적에 대해 들어서만 알 뿐이고, 오로지 유리로 된 새장을 통해서만 그를 보았을 뿐이다. _본문 가운데

 

우리가 한나 아렌트의 글에 고개를 끄덕인 것은 우리 역시 '유리로 된 새장'을 통해 그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악을 직접 대면해야 했던 장 아메리의 글을 읽어내는 일은 그래서 전신의 동통이 수반됩니다. <죄와 속죄의 저편>은 쉽게 '독서'할 수 없고 '경험'할 수밖에 없어서 어려운 책입니다. 출간 당시 전 세계 지식인들의 논쟁을 불러일으킨 이유도 어쩌면 같은 맥락이었을 듯합니다. 

 

고향을 영원히 잃어버린 사람의 고통과 고독. 그것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것이 이 책의 존재 이유있고 지금 살아있는 우리의 몫도 거기에 있겠지요.  


2024.6.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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