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마르케스 X 권리, 「카리브해에서 만난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을 읽고
콜롬비아의 국민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Garcia Marquez, 1927-2014)의 명저 <백년 동안의 고독 Cien años de soledad>을 중심으로 그의 일대기를 탐구한 책입니다. 부제는 「카리브에서 만난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
이 책은 아르떼(Arte) 출판에서 세계적인 작가 100인의 작품과 삶을 여행기와 엮어 펴내는 시리즈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김한민 작가와 페르난두 페소아 편을 최고로 꼽고 있습니다.
그동안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정확하게는 <백년 동안의 고독>에 관한 평전은 여러 권 출간되었는데 이 책은 사진이 메인인 듯합니다. 현시점의 콜롬비아와 소설의 핵심 배경인 마콘도가 있는 아라카타카의 풍경을 생생한 사진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무질서하고 산만하고 비뚤비뚤했다. 정감 있고, 친절하고, 사람 냄새가 강하게 나고... 직선보다는 곡선이, 곡선보다는 점선이, 느낌표보다는 물음표가 어울리는 곳. 가보의 소설 속에 나오는 모습 그대로다. _본문 가운데
책의 도입부에서 묘사하고 있는 콜롬비아 보고타의 이미지입니다. 보고타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표현에 고개를 끄덕일만합니다. 태생적으로 낙천적이고 정감 있는 카리브해 사람들의 모습이 도시에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습니다.
책에서 언급되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을 보낸 보고타, 그가 다닌 콜롬비아국립대학교와 시파키라국립기숙학교, 낯익은 지명들이 잠시 보고타에 머물렀던 시간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때로는 자신이 누군가를 미치도록 좋아하지만 이유를 끝끝내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어쩌면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좋아한다는 것이 진정한 사랑인지도 모른다. _본문 가운데
저 역시 어떤 작가나 작품을 좋아하게 되면 그 이유를 메모해보곤 합니다. 그러면 그 이유가 참으로 하잘것없다는, 그러니까 그게 그를 좋아하는 이유가 아니라는 결론에 늘 도달합니다. 사랑은 이유가 없습니다.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내가 작가가 될 것이라고,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게는 작가가 될 의지, 능력, 용기와 자질이 있었다. 나는 그것을 멈추지 않았고, 글 쓰는 일 이외에는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글쓰기를 하며 평생 살 것이라고 믿지 않았지만 그것을 위해 죽을 준비는 되어 있었다." _본문 가운데,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말
글쓰기를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있었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자신이 생각한 그것대로 살다간 타고난 작가입니다.
2024.6.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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