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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루이제 린저(Luise Rinser)의 「삶의 한가운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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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제 린저(Luise Rinser)의 「삶의 한가운데」를 읽고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입니다. 주인공 '니나'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다며 과연 제 눈에도 그러한지 한번 읽어보라는 제안이었습니다.

 

독일의 작가 루이제 린저(Luise Rinser, 1911-2002)가 2차 대전 직후인 1950년 출간한 소설, <삶의 한가운데 Mitte Des Lebens>입니다. 당시 이 작품은 '니나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전후 무력감에 빠진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을 받습니다. 루이제 린저는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나치 독일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1944년 체포되어 종전 때까지 감옥 생활을 했습니다. 이후 사회, 정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정의, 자유를 옹호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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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가운데>의 주인공, 광기와 절망으로 가득 찬 어린 소녀 '니나'는 자연스럽게 루이제 린저 자신의 모습과 연결됩니다. 

 

사귀어보면 알게 될 것입니다. 그녀는, 내 생각인데, 거짓말하지 않고도 세상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본인 자신은 의식하지 못하면서도 몸으로 보여주는 사람이오. 재미있지요. 그러나 어려운 거죠. 아무 데서나 충돌하고, 구설수에 오르고, 항상 극단으로 치닫는 당돌한 존재요. _본문 가운데

 

주인공 니나 부슈만을 묘사하는 단락입니다. 핵심어를 하나 골라본다면, '재미있지요'를 꼽고 싶습니다. 

 

 

소설은 니나의 언니가 서술하는 일인칭 시점을 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은 니나 부슈만보다 스무살이 많은 의사 슈타인의 니나를 향한 이룰 수 없는 사랑이 주가 됩니다. 안정적인 삶을 택하지 않고 좌충우돌하며 자기 색깔대로 살아가는 니나는 슈타인과는 정반대 기질을 가졌습니다. 

 

의욕이 없어지면 늙기 시작하는 거야. _본문 가운데 니나의 말

 

20년 가까운 세월을 니나를 사랑하며 곁에서 지켜본 슈타인은 그녀를 통해 참된 삶의 의미를 깨달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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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희생이니, 공동체니 하는 개념들을 사용했어요. 언뜻 보면 그럴 법한 말이죠. 전체 민족을 위해 병든 사람들을 박멸한다는 것,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람을 죽인다는 것, 사람들은 말하죠, 이 사람은 가치가 없고, 저 사람은 가치가 있다고. 그렇다면 여기에서 기준이 되는 것은 뭐죠? 집단 전체에 대한 이익 여부? 이것은 기준이 될 수 없어요. 결코요... 절대적인 확신을 갖고 가치와 무가치를 판별하려고 하는 자들은 대체 누구죠? 그들은 미쳤어요. _본문 가운데

 

이 부분이 루이제 린저가 <삶의 한가운데>에서 말하고자 하는 중요한 메시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치 독일에 저항하며 살아온 그녀가 '집단과 개인, 가치와 무가치'라는 개념에 천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한 논리겠지요.

 

슈타인이 니나를 오랫동안 애정하며 지켜본 것처럼 그의 시선을 빌려 독자로서 니나의 삶을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2024.6.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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