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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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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Milan Kundera)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고


삶에 있어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의 모순을 파헤치는 작품입니다. 쉽게 말하면 무거운 것은 미래를 위한 삶, 가벼운 것은 현재의 즐거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존재의 무거움이라는 것은 인류의 시각에서, 가벼움이라는 것은 한 개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차이점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체코 출신 프랑스 소설가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 1929-2023)의 1984년 작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Nesnesitelna lehkost byti> 입니다. 소설의 형식을 하고 있지만 매우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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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는 이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모든 모순 중에 '무거운 것-가벼운 것'의 모순이 가장 신비롭고 미묘하다고 말합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파르메니데스는 이것에 대해 가벼운 것은 긍정적이고 무거운 것이 부정적이라고 했다는데 아무런 근거를 대지 않아도 된다면, 막연히 이 의견에 동의하기 쉽습니다. 무거운 것은, 힘듭니다.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도 같이 언급됩니다. '가장 무거운 짐'의 비유로 말이죠. 

 

우리 인생의 매순간이 무한히 반복되어야만 한다면, (중략) 이런 발상은 잔혹하다. 영원한 회귀의 세상에서는 몸짓 하나하나가 견딜 수 없는 책임의 짐을 떠맡는다. _「1부. 가벼움과 무거움」 가운데

 

그러나 묵직함은 진정 끔찍하고, 가벼움은 아름다울까?

라고 밀란 쿤데라는 되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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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는 네 명의 등장인물이 나옵니다.

 

술집에서 일하는 테레자, 외과의사인 토마시, 화가인 사비나, 학자인 프란츠, 이들은 모두 어떠한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벼운 삶을 추구하며 연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이성의 가벼움에 매료되기도 합니다. 

 

소설 속 화가 사비나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문학을 하는 사람은 사람의 행동과 마음을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내보여서 간혹 불편한 존재로 여겨진다고 말합니다. 문학은 가벼움보단 무거움과 가까이 있는 듯보입니다.

 

 

여섯 개의 우연이 만들어낸 테레자와 토마시의 만남에 관한 묘사가 특히 인상적입니다. 

 

어떤 한 사건이 보다 많은 우연에 얽혀 있다면 그 사건에는 그만큼 중요하고 많은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우연만이 우리에게 어떤 계시로 나타날 수 있다. 오로지 우연만이 웅변적이다. 우리는 우연의 의미를 해독하려고 애쓴다. _「2부. 영혼과 육체」 가운데

 

우연을 해독하려는 인간의 심리는 그것이 얼마나 무거운가 가늠하려는 데에 이유가 있을까요. 어찌 됐건 여섯 개의 우연은 너무나 무거운 그것처럼 보입니다.


2024.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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