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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의 「눈 이야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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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의 「눈 이야기 Story of The Eye」를 읽고


책 날개에 쓰인 저자 소개란에 '생전에는 '저주의 작가'로 취급받으며..'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프랑스의 작가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 1897-1962)에 대한 말입니다. 

 

조르주 바타유는 20세기 프랑스의 저술가로 문학, 철학, 사회학에 관한 글을 썼으며 에로티즘, 신비주의, 초월주의의 거장으로 불립니다. 그의 대표작이자 죽음과 에로티즘을 다룬 이 책 <눈 이야기 Story of The Eye>는 저자의 자전적 소설로 제목만 보고 책을 펼쳤다가 당황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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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28년 출간 당시 철저한 외설문학으로 평가됐으나 훗날 소설에 대한 해석이 성숙해지면서 초월주의 문학으로 분류되며 철학적, 감정적 깊이를 인정받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생전 조르주 바타유는 문학계에서 '저주의 작가', '사드의 적자'로 외면받으며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눈 이야기> 본문은 15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분량인데 다 읽지 못했습니다. 혐오감 때문인데 더 읽고 싶지 않아 소설 앞뒤 몇 페이지씩만 읽고 덮었습니다. 

 

 

 

다행히 책의 뒷부분에 미국 작가이자 평론가 수전 손택(Susan Sontag, 1933-2004)의 해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문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독자들이 <눈 이야기>에 불쾌함을 느낄 것을 예상한 듯 '해설'장에 수전 손택뿐만 아니라 소설가 김태용의 에세이도 실어뒀습니다.

 

이 두 편의 에세이는 문학 장르로서의 포르노그래피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에 대해 쓰고 있습니다. 

 

폴 굿맨은 다음과 같이 썼다. "문제는 포르노그래피가 아니라, 포르노그래피의 질이다." 정확하게 맞는 말이다. 문제는 의식이나 지식이 아니라, 의식과 지식의 질이다. _수전 손택, 「포르노그래피적 상상력」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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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수전 손택은 사람들이 포르노그래피에 대해 혐오를 느끼는 현상에 대해서도 납득이 될 만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포르노그래피가 더럽기 때문이 아니라, 포르노그래피가 심리적으로 왜곡된 사람들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거나 도덕적으로 무감한 사람들을 잔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거나 반발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존재한다. 나 역시도 그 이유 때문에 포르노그래피에 대한 혐오감을 느낀다. _수전 손택, 「포르노그래피적 상상력」 가운데

 

출간 당시 문학계에서 배척당했던 조르주 바타유의 <눈 이야기>가 논란거리로 지위가 올라갔고, 그를 통해 문학의 외연이 확장되었습니다. 

 

그러나 독자 개인이 문학에 대한 시각을 확장하는 일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닙니다. 작품에 대한 해설이 작품만큼 길다는 것이 '아니다' 또는 '아직은 아니다'라는 방증으로 여겨지기까지 하니까요.


2024.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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