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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가키야 미우(Miu Kakiya)의 「70세 사망법안, 가결」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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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키야 미우(Miu Kakiya)의 「70세 사망법안, 가결」을 읽고


다소, 아니 매우, 자극적인 제목의 소설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저출생과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일본의 작가 가키야 미우(Miu Kakiya, 1959)의 2021년 작품 <70세 사망법안, 가결>입니다. 가키야 미우는 전작인 <노후자금이 없습니다>, <며느리를 그만두는 날> 등으로 현 일본 사회의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올린 작가로 이 책 <70세 사망법안, 가결> 역시 같은 주제 선상에 있습니다.

 

제목만 보고 내용이 너무 자극적이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사실 이 책이 정말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70세 사망법안, 가결>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책을 읽고나면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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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도입부입니다. 

 

70세 사망법안이 가결되었다. 

이에 따라 이 나라 국적을 지닌 자는 누구나 70세가 되는 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 예외는 왕족뿐이다. 더불어 정부는 안락사 방법을 몇 종류 준비할 방침이다. 대상자가 그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고 한다. 

 

오.. 이 다섯 개의 문장을 놓고 빚어질 논란이 수천, 수만이 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70세 사망법안'의 시행 배경은 저출생 고령화로 부수되는 국가의 재정 파탄 해소입니다. 흠.

 

남은 재원으로는 70세 미만과 어린이, 장애인을 위해 사용한다는 명분이 따라붙습니다. 의료비는 물론 대학교육도 무상으로 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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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사망법안, 가결>에는 거동이 불편한 시모의 병수발을 감당하는 여성이 등장합니다. 가사 노동을 폄훼하고, 가사노동을 기피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 여성의 남편은 혼자 해외여행을 다니고, 시모는 여성의 도움에 감사는커녕 잔소리만 해댑니다. 결국 여성은 가출을 하고 이후 조금씩 가족들이 그 가혹함을 분담하고 수용하며 변화해 나갑니다. 

 

이 책은 '70세 사망법안'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하나하나 열거합니다. 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 청년 취직난과 조기 퇴직, 정규직보다 계약직을 선호하는 기업, 다양한 현대사회의 모순이 '가정주부'에게로 수렴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길 권하고 있습니다.

 

 

혼자 해외여행을 떠난 아빠를 탓하며 아이가 "그렇게 여행이 하고 싶으면 할머니 죽은 다음에 해도 되잖아. 앞으로 2년만 참으면 되는데."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섬칫하기까지 합니다.

 

손자의 말을 엿들은 할머니는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오래 살아서 정말 죄송하군요." 

 

비슷한 주제를 다룬 영화 <플랜75>가 최근 개봉했는데 이제 저출생 고령화 문제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고민해야 할 문제가 되었습니다.  


2024.3.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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