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소설 시 독후감

게일 콜드웰(Gail Caldwell)의 「먼길로 돌아갈까?」를 읽고

728x90
반응형


게일 콜드웰(Gail Caldwell)의 「먼길로 돌아갈까? Let's Take the Long Way Home」를 읽고


우정에 관한 에세이입니다. 제목은 <먼길로 돌아갈까? Let's Take the Long Way Home>, 부제는 'A Memoir of Friendship'입니다. 누군가와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드는 마음을 표제로 썼습니다. 

 

이 책은 42세의 젊은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 캐럴라인 냅(Caroline Knapp, 1960)을 추억하는 게일 콜드웰(Gail Caldwell, 1951)의 애도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캐럴라인 냅은 국내에 유고집 <명랑한 은둔자 The Merry Recluse>로 이름을 알린 미국의 작가입니다. 

 

728x90

 

두 사람은 대부분의 우정이 그렇듯 공통점으로 서로를 알게 되고 차이점으로 가까워집니다.

 

캐럴라인 냅과 게일 콜드웰은 혼자 살면서 글을 쓰는 작가이며 정해진 일과가 흐트러지는 걸 용납 않는 완고함이 닮은 사람들입니다. 매일 함께 산책을 했으며 종종 같이 식사를 하고 전화통하를 하며 각자의 고독한 작업시간을 누렸습니다.  

 

첫 만남은 둘과 모두 알고 지내던 개 훈련사의 한 마디로 시작됩니다. 

 

"캐럴라인 냅 알아요? 캐럴라인도 강아지를 키워요. 나는 두 사람 볼 때마다 서로가 떠오르는데, 한번 만나보지 그래요." _개 훈련사 캐시

 

 

두 사람은 서로의 특징을 조심스럽게 알아가며 그것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도 풀어내며 점차 가까워집니다. 그러다 캐럴라인 냅이 이른 나이에 폐암 진단을 받게 됩니다. 더는 손쓸 수 없는 상황, 통증을 관리하며 죽음을 기다리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캐럴라인에게 게일이 해줄 것은 오직 조용히 곁에 있어주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가보지 못한 두려움 너머의 어딘가에 그녀가 서 있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그리고 힘들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조용히 입을 다물고 듣는 일이라는 것도. 희망이나 안도의 거짓 약속은 모두 우리가 처한 자리에서 도망치려는 시도일 뿐이었다. _게일

 

반응형

 

 

캐럴라인 냅을 보낸 후 초기 애도의 감정을 둔통이라는 물리적인 통증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납으로 안감을 댄 외투처럼 몸을 내리누르는 둔통.' 애도의 시간은 사랑하는 이와 죽음의 과정마저도 공유하는 일입니다.

 

<먼길로 돌아갈까?>의 서문에 게일 콜드웰은 아래와 같은 문장으로 친구 캐럴라인 냅을 애도합니다.

 

"나에게 한 친구가 있었고, 우리는 모든 것을 함께했다. 그러다 친구가 죽었고, 우리는 그것도 함께했다." _게일

 

점심 후 함께 산책하며 '저쪽(먼 길)'으로 돌아갈까, 라고 서로 말을 주고받던 친구가 생각납니다. 조금 더 걷고 싶어서, 꼭 그 친구와 같이 말이죠. 


2024.3. 씀.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