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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존 콜라핀토(John Colapinto)의 「미안해 데이빗」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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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콜라핀토(John Colapinto)의 「미안해 데이빗: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을 읽고


여자로 키워진 남자아이, 데이빗은 생후 8개월에 의료 사고로 음경을 잃은 후 12년 동안 물리적, 사회적, 정신적, 약물적 치료를  받으며 성전환을 '당합니다.' 이 책은 자신의 타고난 성별을 되찾고 잘못된 표준 치료법을 바로잡기까지의 고통스러운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언론인이자 작가 존 콜라핀토(John Colapinto, 1958)의 저서 <미안해 데이빗 I'm Sorry David>입니다. 영어판 원제는 <As Nature Made Him: The Boy Who Was Raised as a Girl>로 '자연이 그를 만든 대로: 소녀로 키워진 소년'이라는 더 직관적인 표제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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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후반 미국에서 적잖은 사례로 시행된 신생아 성전환과 회복불가한 부작용에 대해, 그리고 '표준 치료법' 이면의 수많은 환자들의 희생에 대해 존 콜라핀토는 언론인답게 그 과정을 세밀하게 추적하듯 글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데이빗이 양쪽 성별로 살아본 경험이기도 하지만 젊은 부부가 쌍둥이 중 한 아이를 전례 없는 심리 성적 실험에 맡겼다가 실패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_「서언」 가운데

 

존 콜라핀토가 서문에서 이 책을 소개하는 문구가 아프게 다가옵니다. 

 

 

1966년 4월 27일, 생후 7개월의 데이빗은 의료사고를 당하고 그는 정상적 아이가 수술로 남아에서 여아로 바뀐 첫 유아 성전환 사례로 기록됩니다. 이후 데이빗이 소녀로 잘 자라고 있다는 보고 때문에 이 사례는 성별은 생물학적 요소가 아니라 문화로 결정된다는 증거로 널리 인용되기까지 합니다. 이 실험을 주도한 의료심리학자는 이후 40년간 "20세기 가장 위대한 성 연구자"라는 칭호를 얻습니다. 

 

소녀로 키워진 데이빗(=브렌다)이 열네 살에 원래 성별로 돌아가기로 결심하면서 그 실험이 실패로 밝히기 전까지 말이죠. 

 

브렌다가 물었다, "내 이름은 뭐였어요?"

 

아버지에게 자신에 관한 모든 일에 대해 들은 후 브렌다(=데이빗)의 첫마디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소녀로 자라면서 소년의 감정을 느낀 것에 대한 수수께끼가 풀려 후련하다고 말합니다. 

 

데이빗은 소녀로 길러지면서도 자신이 소년이라는 것을 그냥, "알았다"라고 후에 밝힙니다. 영어 원서의 제목처럼 <자연이 그를 만든 대로 As Nature made Him>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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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데이빗은 소녀 브렌다로 자라던 때를 회상하며 여권 운동에 대한 공감을 강하게 드러냅니다.

 

여자의 사회적 지위가 어떤지 자라면서 직접 느꼈기 때문인데 "나는 그렇게 하대 받고 싶지 않았어요."라고 말하며 페미니스트들의 여권 운동에 힘을 실어주기도 합니다.

 

<미안해 데이빗>의 주인공은 의료계 표준 치료법의 오류를 바로잡았을 뿐만 아니라 성정체성과 인권 같은 묵직한 주제들에 대해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 볼 기회를 줬습니다. 그의 남은 삶은 평안하길 바랍니다.


2024.3.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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