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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이정하 시인의 시집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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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 시인의 시집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를 읽고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1996)>라는 시집으로 잘 알려진 이정하(1962) 시인의 2016년 작품집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입니다. 이 시집에는 시 외에 산문, 사진도 같이 수록되어 있어 시에 대한 몰입도는 조금 덜하지만 그만큼 친절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정하 시인에 대해서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서정적 감성 시인'이라는 표현이 많이 보입니다. 1970년대 1980년대 참여시, 민중시를 벗어나 그 시대에 맞는 대중시의 세계를 열어간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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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향한, 또는 어떤 곳을 향한 그리움의 정서를 담은 시 「그립다는 것은」입니다.

 

그립다는 것은 / 아직도 네가 / 내 안에 남아 있다는 뜻이다. // 그립다는 것은 / 지금은 너를 볼 수 없다는 뜻이다. / 볼 수는 없지만 / 보이지 않는 내 안 어느 곳에 / 네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_「그립다는 것은」 가운데  

 

그리움의 대상은 연인이었던 사람일수도, 추상적인 개념일 수도, 혹은 특정한 장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의 제겐 신앙적인 의미로 이 시가 다가옵니다. 

 

내 안 어느 곳에 남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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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새롭게 배우는 일은 대체로 특별한 만남이 그 계기가 됩니다. 시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역시 그러한 사연을 나누고 있습니다.  

 

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보다 /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 더욱 필요한 것임을. // 그대를 만나고서부터 /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_「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가운데  

 

길고양이들을 떠올리게하는 시이기도 합니다. 추운 겨울이나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 이전에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그 생명들의 존재를 이제는 떠올리게 됩니다. 이런 류의 감정은 유기동물센터에서 제 고양이 다콩이를 '만나고서부터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정하 시인이 시집을 소개하는 첫 페이지 시구입니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_시인 이정하 

 

수평선에 번지는 일몰 이미지와 시구가 잘 어울립니다. 


2024.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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