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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고독의 발견ㅣ헨리 데이비드 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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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발견, 2019, 에이지21 출판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의 책 <고독의 발견>입니다. 소로는 <월든>으로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 오늘날의 심플라이프, 미니멀라이프 같은 삶을 19세기에 이미 살다 간 작가입니다. 생활에 들이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사색과 고독을 즐기며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습니다. 이 책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과 <시민 불복종> 등 소로의 책에서 추린 150개의 명언으로 재구성한 책입니다. 

 

이전에 소로의 책을 여러권 읽어본 저로서는 '요약본'으로 바로 인식이 될 만큼 낯익은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최근에 박노해 작가의 <걷는 독서>라는 책의 구성형식과 유사합니다. 짧은 글귀가 왼쪽 페이지에 있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소로의 글이 원문을 따라 몇개의 문단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책을 볼 수도 있고, 수용하는 시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그러한 시각을 따라 책을 다양하게 읽을 수 있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수용하는 시각으로 읽었습니다. 이유는 소로의 가치관을 생각해 볼 때, 놓지 못하고 버리지 못하는 좁은 시야를 가진 저를 소로가 조금 꾸짖어주길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자주 듣던 말, 자주 하던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공동체 문화가 만들어 낸 현상일수도 있겠지요. '다들' 가는데 얼른 너도 일어나서 가자, '다들' 대학가는데 너는 대학을 안간다니 말이 되니, '다들' 결혼하는데, '다들' 집 한채씩은 갖고 있는데, '다들' 회사 잘 다니는데 너는 왜 그만두려하니... bla bla... 생의 단계를 따라 그 시기쯤의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나 생각을 자의든 타의든 강요받으며 살아간다는 생각을 합니다. 소로는 이 점을 통찰하고 있습니다. 우주에서 유일한 존재인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들'이 되는 순간 '다들'의 묶음이 되어 자신만의 색깔은 다 잃어버리겠지요. '다들'이 아닌 '나'와 원만하게 소통하게 되길 바라봅니다.  

 

최근 많이 언급되는 개념입니다. 철학 용어인 몰입(flow)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자기편으로 만들다라는 말은 그 옆 페이지를 읽어보면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온전히 사용한다는 의미임을 알 수 있는데요. 목적을 향한 굳은 의지와 결의로 몰두하는 삶을 살다보면 주위 동료들은 나이가 들고 늙고 낡아도 자신은 영원한 젊음을 누릴 수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늙더라도 낡지 않는 삶, 그리고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은 어딘가 모르게 '빛'이 납니다. 몰입. 자신만의 빛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필요 이상의 소유, 혹은 소유 그 자체를 내려놓으라고 말하는 소로에게 돈을 벌기 위해 '소유를 위해' 일하는 사람의 어리석음이 보였을 겁니다. 글을 써서 돈을 벌고자 한다면 자신의 글이 아닌 대중의 취향에 집중해야 합니다. 즉, 자신을 속여야한다는 것이지요. 소로는 이 글의 우측 페이지에서 "돈을 버는 수단은 하나같이 인간을 타락시킨다"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쓰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할때 나의 태도, 마음의 자세(attitude)가 어떠냐를 살펴보라고 하는 성경의 구절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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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인간의 물음에 어떤 대답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그곳에 있습니다. 문득 사람에게도 그런 평안이 느껴질 때가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것도 묻지 않고, 아무런 조언도 하지 않고 언제나 내가 찾으면 그곳에 있어주는 친구가 있다면 존재 자체로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그 친구를 소로는 자연에서 찾았습니다. 자연의 위대함은 '존재'가 아닐까요. 우리 인간도 자연의 일부인데 우리는 왜 '존재' 자체로 자신을, 타인을 위대하다고 여기지 못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라브린스(Labrinth)의 음악을 들으며 포스팅을 하는데 거실 창 밖으로 석양이 비칩니다. 별도 보이고... 자연은 늘 묵묵히 그곳에서 자신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해가 보이고, 해가 넘어가고, 석양을 남기고, 별이 보이고, 달이 보이고, 달이 넘어가고, 다시 해가 보이고. 자리에 욕심내지 않고 서로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자연스러운' 자연입니다.  


2021.1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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