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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월든(Walden)ㅣ헨리 데이비드 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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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2004, 책만드는집 출판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글을 좋아합니다. 제 삶의 가치관과 통하는 부분이 많아 소로의 글을 읽고 있으면 오래 사귄 친구를 만난 듯 공감과 위로를 받습니다. 이 책은 19세기 미국 사람인 소로(Henry David Thoreau, 1817-1862)가 월든 호숫가에서 2년간 살면서 적은 자전적 수필이라고 보통 소개되지만 내용이 소개글처럼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경제, 사회, 예술, 철학 다양한 분야에서 깊은 통찰을 주는 책입니다. 

 

제가 줄 그은 문장들을 소개합니다.   

 

(p.19, 숲속 생활의 경제학)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이 나라에 살면서도 단지 무지와 오해 때문에 쓸데없는 걱정과 중노동에 얽매여 인생의 잘 여문 과실을 따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항상 일만 하는 인간에게는 하루하루를 진정 성실하게 살아갈 여유가 없으며, 사람답게 타인과 교제할 시간도 없다. 이래서 노동의 시장가치는 떨어지고 인간은 결국 기계로 전락하고 만다.

 

 

(p.29, 숲속 생활의 경제학)

옛날부터 최고의 현인들은 가난뱅이 이상으로 검소하고 청렴한 삶을 살았다... 그들과 동족이라 할 수 있는 근대의 개혁자나 은인들 역시 마찬가지다. 보통 자발적 빈곤이라고도 하는 밑바탕이 없으면, 어느 누구도 인간의 생활을 공평하고 현명한 눈으로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농업이든 상업이든 문학이든 예술이든 사치한 생활에서는 사치라는 열매밖에 열리지 않는다.

 

 

(p.139-145, 독서)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좀더 숙고한 뒤에 직업을 선택하면 누구나 학자나 관찰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는 인간의 성질과 운명에 대해서는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죽을 운명에 처해 있다. 하지만 진리를 다룰 때에 우리는 불멸의 존재가 될 수 있으므로 변화나 우연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수준 높은 독서야말로 진정한 의미를 가진 유일한 독서라고 할 수 있다. 즉 사치품처럼 우리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만 어느새 더 고귀한 능력을 잠들게 하는 독서가 아니라, 까치발로 선 채 읽는 듯한, 가장 높은 주의력과 깨어 있는 의식을 바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독서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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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1-189 , 고독)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지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고 해도 사람과 교제하다보면 금방 따분해지고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좋다. 고독만큼 사귀기 쉬운 친구는 없을 것이다... 인간들 사이의 교제는 대체로 너무나 싸구려 티가 난다. 우리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새로운 가치를 몸에 익히려고 시간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거의 끊임없이 얼굴을 마주 대하고 있다.

 

 

(p.445, 맺음말)

인간은 농장의 울타리가 쓰러지고 대신 돌담이라도 세워지면 이미 생활에 한계가 그어져 운명이 결정난 것이라고 단정짓고 마는 것이다. 혹 당신이 마을의 서기관으로 선출된다면 이번 여름, 티에라델푸에고에 갈 수는 없을 것이다... 지구의 표면은 부드러워 인간의 발자국을 남기기 쉬운데, 정신이 더듬는 길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일등 선실에 틀어박혀 항해를 하기보다 평범한 어부로서 이 세상의 돛대 앞에 꼿꼿이 선 채 갑판 위에 머물고 싶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있으면 산골짜기를 비추는 달빛이 정말로 잘 보였기 때문이다. 다시 선실로 내려갈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나는 실험을 통해 적어도 다음과 같은 사실을 깨달았다. 인간이 자신의 꿈의 행로에 자신을 갖고 걸어가면서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그대로의 인생을 살아가려고 노력한다면, 평소 예상치 못했던 성공을 이룰 수가 있다는 것. 그는 어떤 것을 버리고 다시 되돌아보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뛰어넘게 될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일찍부터 미국의 노예제도를 엄하게 비판해 왔으며, 그것에 반발하여 인두세를 6년 동안이나 내지 않아 감옥에 수감되기도 했습니다. 진지한 사회적 관심과 양심에 충실함을 자신의 생으로 살아냄으로써 인간의 존엄을 후대에 본보기로 남겨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는 45세의 나이에 폐결핵과 심한 감기로 고향 콩코드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다른 책 <시민의 반항>, <메사추세츠 주의 노예제도>, <존 브라운 대위를 변호해>, <존 브라운 최후의 날들>,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 보낸 일주일>, <메인 주의 숲> 등이 있습니다. 


2021.10.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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