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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톤 텔레헨(Toon Tellegen)의 「다람쥐의 위로」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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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 텔레헨(Toon Tellegen)의 「다람쥐의 위로」를 읽고


동물들에게 삶의 지혜를 배우는 법을 알려주는 책, 네덜란드의 작가이자 의사 톤 텔레헨(Antonius Otto Hermannus Toon Tellegen, 1941)이 쓴 <다람쥐의 위로>입니다. 저자의 다른 책인 친구 사귀는 법을 몰라 고독한 <고슴도치의 소원>, 계속해서 나무에 오르는 도전을 이어가는 <코끼리의 마음>은 이 책의 시리즈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람쥐의 위로>는 제목이 말해주듯 주변 동물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같이 해법을 찾아보는 다정한 다람쥐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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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야, 내 등딱지에 비가 새면 어떡하지?" 

"만약 내 발 아래 땅이 갑자기 푹 꺼져버리면, 그러면 또 어쩌지?" 

 

거북이는 걱정이 많습니다.

 

지금 닥치지도 않은 일에 대해 '만약에... ~하면...'라고 하며 고민을 눈덩이처럼 불리고 있습니다. 우울한 것이죠. 다람쥐는 우울하다는 건 굉장히 복잡한 것이고, 그래서 자신은 한 번도 제대로 우울해진 적이 없다며 거북이를 치켜세워줍니다. 

 

거북이는 잠시 자부심에 얼굴빛이 환해지더니, 이내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흠, 우울하다는 건 아주 복잡한 거구나." 거북이가 말했다. 

 

 

쉽게 넘어지는 동물들을 부러워하는, '넘어지지 못하는' 왜가리가 등장합니다. 여러 번 시도를 해봤지만 넘어질 수 없습니다. 다른 동물들의 도움도 받아보지만 그 누구도 왜가리를 넘어지게 하지 못합니다.  

 

"하는 일마다 모두 안 되는 그런 날들이 있지." 두더지가 왜가리 발 아래 구멍을 파면서 투덜거렸다. "너도 그런 날이 있잖아." "그렇지, 그런 날이 있지." 개미가 대답했다. 

 

동물들은 각자의 실패담을 공유하며 왜가리를 위로합니다. 그러나 결국 그 실패를 감당해 내야 하는 것은 왜가리 자신입니다. 

 

왜가리는 강가 갈대밭 사이 땅거미가 지는 곳에 혼자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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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도 사실 마음이 힘들 때가 많이 있습니다.

 

외로움도 느끼고 의기소침해지기도 합니다. 세상 모든 상황이 자신에게 부정적으로만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른 동물들을 더 잘 위로해 줄 수 있는 것이겠지요. 

 

의기소침해지면 항상 그래,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단 말이지. 다람쥐는 또다시 한숨을 내뱉었다. 하늘은 어둑어둑,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그럴 줄 알았어.' 다람쥐는 이렇게 생각하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다람쥐는 그럼 누구에게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요. 따뜻한 차 한잔을 따라놓고 차와 담소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물과 자연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개미를 떠올리며 다람쥐도 대화를 시도해 봅니다. 

 

"안녕, 차야."

 

둘은 향기에 대해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에 대해서, 겨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차는 많은 걸 알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차는 다람쥐에게 찻잔을 비우라고 했다. "내가 식어버리기 전에 말이야."

 

다람쥐는 자신을 위로해 줄 더 없이 따뜻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2024.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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