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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타라 웨스트오버(Tara Westover)의 「배움의 발견」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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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웨스트오버(Tara Westover)의 「배움의 발견 Educated」을 읽고


미국의 역사학자 겸 작가 타라 웨스트오버(Tara Westover, 1986)가 2018년 출간한 회고록 <배움의 발견 Educated>입니다. 30대에 회고록이라니 조금 의아할 수 있지만 저자가 지나온 삶의 궤적을 보면 수긍할 수 있습니다.

 

타라 웨스트오버는 7남매 중 막내딸로 아버지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공교육을 받지 못한 채 자랍니다. 16세에 처음 공부를 하고 대학에 입학하지만 전혀 접하지 못한 세상을 배우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세상 전체가 틀렸고 아버지의 말만 옳다고 여기며 자라왔던 터라 저자는 교육을 통해 힘겹게 올바른 시각을 세워나갑니다.

 

저자는 2014년 역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9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뽑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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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와 그의 형제들은 모두 가정 분만으로 태어나고 출생신고도 제때 하지 않았으며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강한 종교적 신념 때문인데 2000년 1월 1일, 심판의 날이 닥칠 것이라며 종말에 대비하며 살아갑니다.

 

16년 만에 처음 배우는 세상은 기존의 세상과 너무나 다르고 낯선 것 투성이입니다.

 

찰스는 다른 세상에서 사는 내 첫 친구였다. 아버지가 나를 보호하려고 했던 바로 그 다른 세상 말이다... 그의 세상과 나의 세상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그 두 세상을 분리시켰다. 

 

심지어 나폴레옹과 장발장 중 누가 역사적 인물이고 누가 허구인지도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대학 졸업을 앞둔 타라 웨스트오버에게 모든 성공의 비결을 자신의 홈스쿨링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나는 수많은 생각과 수많은 역사와 수많은 시각들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스스로 자신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믿게 됐다.

 

아버지와의 의견차이와 말다툼은 이제 타라가 고향에 올 때마다 겪는 일이 됩니다. 비판적인 사고를 갖는 것, 그것이 교육의 핵심이며 자신을 지키는 것이라는 타라의 말이 그저 이론으로써가 아니라 깊은 체험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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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른 뒤 어머니가 아버지의 정신질환을 인정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버지를 원망하고 미워하며 올바른 자아상을 갖는데 번번이 실패한 타라에게 이 일은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엄마가 직접 그 말을 하는 것을 들으니 가슴속까지 시원했다. 정신 질환을 인정하는 것은 아버지 말고 공격할 대상이 생겼다는 의미였다.  

 

 

저자는 <배움의 발견 Educated> 에필로그에 자신이 어느 시점에 아버지와 화해했음을 추정할만한 이야기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보다 더 복잡한 존재들이다. 나는 이 비망록을 쓰면서 다른 어떤 때보다 그 진실을 절감했다. 그들의 의미 전체를 몇 단어로 포착해 보려고 했지만,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모든 사람의 행동에는 결코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음을, 그리고 그 대상이 가족이라면 그것이 어떠한 형태이건 그 속에 사랑이라는 의도가 숨어있음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타라 웨스트오버에게 회고록을 쓸 것을 권유한 사람은 아마도 이 비밀을 알았던 것 같습니다. 


2024.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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