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뒬(Gudule)의 「지옥에서 온 여행자 Valentin Letendre」를 읽고
벨기에의 소설가 귀뒬(Gudule, 1945-2015)의 2006년 작품 <지옥에서 온 여행자 Valentin Letendre>입니다. 작가의 본명은 앤 두겔(Anne Duguel)로 그는 세상의 어두운 면에서 영감을 얻은 환상적인 작품, 기발한 판타지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 <지옥에서 온 여행자> 역시 열네 살 소년 발랑탱의 시공을 초월한 모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발랑탱은 어느날 학교에서 레미의 박치기 공격을 당합니다. 이마에 커다란 혹, 아니 엄청난 혹이 날 정도로 레미의 머리는 초강력했습니다. 이후 발랑탱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초능력을 갖게 됩니다.
죽은 사람이 눈에 보이는 것이죠.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내가 미친 걸까.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_「1부 사랑」
백과사전을 찾던 중 발랑탱은 학교를 오가는 지하철에서 매일 보는 아름다운 여인이 1480년에 태어난 희대의 살인마 루크레치아 보르자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학교 수업이 더는 귀에 안 들어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루크레치아는 죄를 뉘우치며 '지옥'에서 벌을 받고 있었습니다.
"악마들로 가득한 지하의 불구덩이, 그런 건 이야기꾼들이 만들어낸 이미지일 뿐이야. 지옥은 인간들 틈바구니에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지옥을 경험하지..." 「1부 사랑」
사랑에 빠진 발랑탱은 죽은 자들을 감시하는 자 때문에 지하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루크레치아를 데리고 블루 할머니가 알려준 '파라다이스역'으로 도주를 감행합니다.
우연히 다시 태어난 루크레치아 아기를 만나게 된 발랑탱은 그녀를 돌보는 일을 자처합니다.
"와. 정말 귀엽다! 아기 이름이 뭐예요?"
"루크레치아란다."
"저기... 혹시 아기를 돌봐줄 오빠가 필요하시진 않나요? 제가 공짜로 아기를 봐드릴게요!" _「1부 사랑」
이번 생은 발랑탱의 도움으로 실수하지 않고 잘 살 수 있을까요. 사랑의 힘을 믿어봅니다.
「3부 주술」에서 발랑탱은 시간여행을 하며 꼬여있던 인연과 일들을 해결해 나갑니다.
1부에서 '파라다이스역'을 알려 준 블루 할머니 역시 소년으로 잠시 살게 되는데 그 경험을 철학적으로 회상합니다.
"정말로 시간여행을 한 거니?"
"네...."
"거봐라... 불가능한 건 없잖니..."
할머니는 속으로 과거를 회상했다. '나도 이십사 시간 동안 소년으로 살았지! 그런 경험을 하고나면 정말이지 편견들이 전부 깨진다니까!'
초능력을 받을 만한 소년이었던 발랑탱, 결국 모든 이들에게 행복을 선물해 주는 데 그 초능력을 사용했습니다.
2024.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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