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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매트 헤이그(Matt Haig)의 「휴먼: 어느 외계인의 기록」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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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헤이그(Matt Haig)의 「휴먼 The Humans: 어느 외계인의 기록」을 읽고


영국의 소설가 매트 헤이그(Matt Haig, 1975)의 장편소설 <휴먼 The Humans: 어느 외계인의 기록>입니다.

 

제목 그대로 소설의 화자는 '어느 외계인'입니다. 그는 인간 세상을 바꿀만한 획기적인 연구를 한 케임브리지 대학교수 '앤드루 마틴'을 죽이고 이 연구와 관련된 자를 모두 제거하라는 임무를 받고 지구에 왔습니다. 

 

눈물도, 고통도, 죽음도 없고 오로지 이성만 있는 행성에서 온 외계인의 눈에 인간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종입니다. 인간의 외모도, 행동도, 생각도 괴상망측하기만 합니다. 

 

인간은 자신들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화 주제로 삼는 일이 거의 없으며, 행복해지기 위해 하는 일이지만 실은 불행을 자초하는 일들이 무한하다. 쇼핑을 즐기고, TV를 보고, 더 좋은 직장을 잡고, 더 큰 집을 장만하고, 자서전이나 다름없는 소설을 쓰고, 아이들을 교육하고, 노화를 감추기 위해 피부를 가꾼다. _「휴먼」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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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엔드루 마틴 교수가 지구에서 저지른 첫 번째 실수는 옷을 입지 않은 것입니다. 이 일로 잠시 구금되기도 하고, 아들 걸리버가 학교에서 놀림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지구에서 미쳤다는 말의 뜻은 상당히 모호하고 일관성이 부족해 보인다. 어떤 시대에는 지극히 정상적인 것을 다른 시대에는 미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우림 지대에 사는 어떤 인간들은 지금도 벌거벗고 산다. 광기라는 것은 때로 시간의 문제이며 장소의 문제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_「휴먼」 가운데

 

완전한 수학과 이성만으로 운행되는 행성의 외계인답게 빠르게 인간 세상을 분석해 나갑니다.

 

 

그러나 앤드루 마틴 교수를 죽이고 그의 행세를 하며 지구에서 지내는 동안 인간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괴상하게 여겼던 아내 이소벨과 아들 걸리버를 사랑하게 되고, 인간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품게 됩니다. 

 

"나는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불가능하다면, 가능한 한 인간에 가까운 생물체로 살고 싶습니다." / "제발 이러지 마세요. 이소벨과 걸리버는 해치지 말아 줘요. 두 사람은 아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집 앞에 도착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사랑하는 두 사람과 함께 살았던 우리 집.  _「휴먼」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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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나도리안은 인간들이 꿈꾸는 '천국'에 대한 나름의 통찰을 내놓기도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결함투성이 세상을 그리워하게 되지 않을까? 사랑과 욕망과 오해 때문에 활기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어둠이 있기에 빛이 있는 것 아닐까? 내 말이 틀렸나? 어쩌면 틀렸는지도 모른다.  _「휴먼」 가운데

 

보나도리안은 인간들에게 97가지 조언을 남깁니다. 마지막 97번째 조언이 '사랑한다. 기억해 줘'인 것을 보면 그는 거의 99.9% 인간화했습니다.  

 

1. 부끄러움은 족쇄다. 자유롭게 살아라.

5. 많이 웃으렴.

6. 호기심을 품어야 해.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지는 거야. 지금 사실이라고 하는 것들도 미래에는 결국 허구로 밝혀질 테니까.

97. 사랑한다. 기억해 줘  _「휴먼」 가운데

 

우주적인 관점에서 인간이 사는 지구가 '제3세계 개도국'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해봅니다. 좌충우돌 매끄럽지 않은 지구에서의 인간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라는 표현에 가장 적합한 것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처럼 사소한 생명체가 우주의 거대함을 견딜 수 있는 힘은 오직 사랑뿐이다." _칼 세이건(Carl Sagan)


2024.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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