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슨 화이트헤드(Colson Whitehead)의 「니클의 소년들 The Nickel Boys」을 읽고, 퓰리처상 수상작
문학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시각을 경험할 수 있게 합니다. 미국 작가 콜슨 화이트헤드(Colson Whitehead, 1969)의 장편소설 <니클의 소년들 The Nickel Boys>도 그런 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저자 콜슨 화이트헤드는 2017년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2020년에는 이 작품 <니클의 소년들>로 두 차례 퓰리처상을 수상한 기념비적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니클 소년원에서 일어난 일들, '아카데미', '학교', '감화원'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끝내 드러난 내부의 어두운 본성을 들려줍니다. 소설은 111년 동안 운영된 플로리다 주 소년원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소설의 미국에 짐 크로우법(Jim Crow laws)이 남아있던 100여 년 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장학금을 받고 명문대 진학을 앞둔 10대 흑인 소년 엘우드입니다. 어느날 마을에서 잠시 차를 얻어 타기만 했는데 차량 절도범으로 몰려 니클에 가게 됩니다.
법원에서 나온 경찰관, 그는 권총을 찬 백인이었으므로 아무리 후줄근한 모습이라 해도 상대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_「니클의 소년들」 가운데
니클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심지어 니클의 직원이나 학생들 조차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엘우드는 '이런 폭력을 휘두르는 데 정해진 규칙 같은 것이 아예 없을 수도 있었다. 여길 지키는 사람도 여기에 갇힌 사람도 모두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를 수도 있었다'라는 말로 니클 내부의 비이성적이고 부조리한 상황을 묘사합니다.
감옥 안의 감옥. 그 길고 긴 시간 동안 그는 킹 목사의 말을 떠올리며 고민했다. '우리를 감옥에 가둬도 우리는 여전히 당신들을 사랑할 겁니다. 우리는 고통을 견디는 능력으로 언젠가 자유를 얻어낼 겁니다.' _「니클의 소년들」 가운데
소설 속 주인공 엘우드는 니클에서 탈출을 감행하고 그 과정에서 직원의 총에 맞아 숨집니다. 훗날 <니클의 소년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곳에서 그렇게 망가지지 않았다면 그 아이들이 모두 다른 인생을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평범한 삶이라는 소박한 즐거움조차 누릴 기회가 없었다. 경주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불구가 되어 절룩거리며, 정상이 되는 방법을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_「니클의 소년들」 가운데
니클에는 어린시절부터 그곳에서 자란 하퍼라는 직원이 있습니다. 그가 소설 속에서 엘우드에게 건넨 말이 어쩌면 전체 이야기의 주제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너희 같은 애들을 봤어. 그러니 너희나 나나 다를 게 없다는 걸 알지. 다만 너희가 조금 운이 없었을 뿐이야." _니클 직원 하퍼
바로, 우리 모두는 다를 게 없다는 것.
2024.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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