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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슬픔이 주는 기쁨ㅣ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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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슬픔이 주는 기쁨 On Seeing and Noticingㅣ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


스위스 태생 영국 작가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1969)이 2005년 출간한 에세이 <슬픔이 주는 기쁨>입니다. 원서 제목은 <On Seeing and Noticing, 보는 것과 알아차리는 것에 관하여>로 슬픔이나 낭만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과 같은 일상적인 관심사에 관한 철학적 산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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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 「슬픔이 주는 기쁨」에서는 도시의 일상을 주로 그린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의 작품을 주제로 소외와 고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위대한 화가와 만나서 얻을 수 있는 부수입은 그 그림 덕분에 이 세상에서 화가가 예민하게 반응을 보였을 만한 장소들이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텔과 휴게소, 도로변 식당과 공항, 버스 정류장과 심야 슈퍼마켓이 있는, '호퍼적'이라고 부를 만한 장소에 민감해진다.  

 

 

알랭 드 보통은 호퍼의 작품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치 우리 내부의 어떤 중요한 곳, 고요하고 슬픈 곳, 진지하고 진정한 곳으로 돌아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하며 그것이 호퍼가 가진 묘한 특징이라고 합니다. 삶의 시간을 어느 정도 지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호퍼의 작품에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아마도 같은 이유일 겁니다.  

 

우리가 슬플 때 우리를 가장 잘 위로해주는 것은 슬픈 책이고, 우리가 사랑할 사람이 없을 때 벽에 걸어야 할 것은 쓸쓸한 도로변 휴게소 그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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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을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알랭 드 보통을 꼽을 수 있습니다. 2009년 출간한 <공항에서의 일주일>이라는 산문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슬픔이 주는 기쁨>에 실린 「공항에 가기」에서도 공항과 비행기에 관한 알랭 드 보통의 잔잔한 철학이 드러납니다. 

 

인생에서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몇 초보다 더 해방감을 주는 시간은 찾아보기 힘들다.  

 

굉음을 내며 활주로를 내달리는 비행기는 생각만해도 짜릿합니다.

 

 

비행기에서 구름을 보면 고요가 찾아든다. 저 밑에는 적과 동료가 있고, 공포나 비애가 얽힌 곳들이 있다. 그러나 그 모두가 지금은 아주 작다. 우리가 지금 타고 있는 것은 심오한 철학을 가르치는 스승이라고 부를 만하다. 

 

심오한 철학을 가르치는 스승, 저는 그 스승을 오래전부터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2024.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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