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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몬테로소의 분홍 벽ㅣ에쿠니 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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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몬테로소의 분홍 벽ㅣ에쿠니 가오리, 고양이의 모험


일본의 소설가 에쿠니 가오리(Ekuni Kaori, 1964)가 글을 쓰고 삽화가 아라이 료지(Arai Ryoji, 1956)가 일러스트 작업을 한 그림책 <몬테로소의 분홍 벽>입니다. 제목처럼 책은 표지부터 분홍분홍합니다. <몬테로소의 분홍 벽>은 겉으론 게을러 보이지만 모험심 가득한 어느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항구 옆 빨간지붕 집에서 나이 든 부인과 함께 사는 연갈색 고양이 하스카프는 대개의 고양이가 그렇듯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잠으로 보냅니다. 꿈속에서 늘 아름다운 '분홍 벽'을 보게 되는데 그 벽은 몬테로소라는 지역에 있다는 걸 알아냅니다. 하스카프는 몬테로소에 가서 직접 그 '분홍 벽'을 보기로 마음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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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인 나이 든 부인에게 출가를 통보하는 하스카프는 흔들림이 없습니다. 오직 '분홍 벽'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안락한 빨간 지붕 집을 등집니다.  

 

"전 이 집을 떠나야 해요. 몬테로소에 갈 거예요." 하스카프의 눈은 이미 분홍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별의 인사로 부인의 발을 날름 핥고, 항구를 향해 씩씩하게 걸어갔다.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포기도 해야 한다는 것쯤 나도 잘 알고 있어.

 

 

몬테로소가 어디인지, 어떻게 가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하스카프는 무작정 부딪힙니다. '우연히' 몬테로소를 지나간다는 아저씨를 만나 열기구를 얻어 탑니다. 간절한 꿈은 언제나 그것을 돕는 이들이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하늘여행은 쾌적합니다.  

 

"이런 곳에 몬테로소에 가고 싶어 하는 고양이가 있다니, 참 우연이군." / "정말 용케 만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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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우여곡절을 겪고, 가끔은 부인과 함께 살던 편안한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길거리 악사도 만나고 즐겁고 유쾌한 경험도 있습니다. 그 어떠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몬테로소의 분홍 벽>을 향한 하스카프의 여행은 계속됩니다. 

 

조그만 미용실 옆을 지나가다가 유리창 너머로 안을 들여다본 하스카프는 슬프고 처량한 기분이 들었다. 부인과 함께 살던 때에는 다달이 미용실에서 몸을 깔끔하게 단장했기 때문이다. 

 

고양이 하스카프에게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 묵묵히 걷는 이들의 고뇌와 또 그만큼의 기쁨을 엿볼 수 있습니다. 

 

 

고양이 하스카프는 드디어 <몬테로소의 분홍 벽>을 눈 앞에 마주합니다. 꿈속에서만 보던 아름다운 '분홍 벽'. 하스카프는 '분홍 벽'이 좋아 그곳에 계속 머물렀고 '분홍 벽'과 하스카프는 서로 닮아갑니다. 

 

아아, 역시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였어. 

 

자신이 있어야할 곳을 발견한 하스카프가 느끼는 평온함이 그림에서도 전해집니다. 글도 좋고 그림은 더없이 좋은 멋진 그림책입니다.

 

용감한 고양이 하스카프 이야기, 끄읕. 


2024.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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