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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사람으로 산다는 것 Quicksandㅣ헤닝 만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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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람으로 산다는 것 Quicksandㅣ헤닝 만켈, 마지막 에세이


스웨덴의 전설적인 스릴러 작가 헤닝 만켈(Henning Mankell, 1948-2015)의 생전 마지막 에세이 <사람으로 산다는 것 Quicksand>입니다. 부제는 '삶의 끝에서 헤닝 만켈이 던진 마지막 질문'.

 

헤닝 만켈은 평생 동안 아프리카의 현실과 고통을 세상에 알리는 일에 몰두했으며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던 작가로 이 책 <사람으로 산다는 것>에서도 그에 관한 몇 가지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헤닝 만켈이 2014년 1월 암 진단 후 투병 중에 집필한 것으로 생애를 돌아보는 자전적 이야기도 담겼습니다.  

 

 

소설에서 복선 역할을 하는 장치가 삶에도 존재할까요. 사실 여부를 떠나 우리는 어떤 큰 사건을 만나면 지난 시간들에서 복선을 찾아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그렇고, 헤닝 만켈도 그랬습니다.

 

나는 교통사고가 있던 바로 그날, 12월 16일에 암이 발병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날의 사고는 아마 경고였을 것이다. 무엇인가 시작되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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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닝 만켈은 인류에게 중요한 질문 두 가지를 <사람으로 산다는 것> 전반에 걸쳐 여러차례 언급하고 있습니다. 바로 방사성 폐기물과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미래 세대가 살아갈 지구 환경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헤닝 만켈은 책에서도 밝혔듯 원자력 발전을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어느 사회나 문명도 수천 년 동안 위험성을 안고 있는 쓰레기ㅡ방사성 폐기물ㅡ를 몰래 남기지는 않았다. 그런 짓을 하는 문명은 역사를 통틀어 우리가 유일하다. (p.127)

 

세계에서 가장 큰 쓰레기장은 오늘날 육지에 있지 않다. 태평양에 있다. 바다 위 수백 킬로미터에 이르는 끝없이 펼쳐진 쓰레기지대. 그 쓰레기의 90%는 분해되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되는 플라스틱이다. 이것이 미래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우리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p.107)

 

 

'작가'라는 직업에 관한 헤닝 만켈의 관점은 글의 장르는 전혀 다르지만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 그것과 닮은 점이 있습니다. 

 

정말로 중요한 모든 이야기들은 각성을 다루고 있다. 개인의 각성이든 사회의 각성이든. 글을 쓴다는 일은 내가 가진 손전등으로 어두운 구석을 비추고 전력을 다해 누군가가 숨기려는 것을 밝히는 일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했다. 작가들에게는 항상 서로 다투는 두 유형이 있다. 한 유형은 삽질을 해서 자꾸 뭔가를 메우고 감추는 반면 다른 유형은 감춰진 것을 밝히기 위해 자꾸 파헤친다.

 

작가로서 헤닝 만켈은 일생을 범죄라는 주제에 천착했습니다. 그것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사실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헤닝 만켈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는데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나는 오랜 시간 범죄와 수사라는 주제에 몰두했다. 그러면서 악이라는 건 항상 사람이 처한 여러 상황의 결과이며 결코 그 사람이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다. 범죄는 그 밖의 어떤 것들보다도 분명하게 우리 인간의 삶이 가지고 있는 모순들을 조명해 주기 때문에 나는 범죄에 관한 작품들을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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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닝 만켈은 암 투병 중 책, 그림, 음악이 병에 고착되는 것을 피하게 해줬다고 말합니다.

 

우리에게 예술 분야의 취미가 필요한 이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덕분에 헤닝 만켈은 "병에 걸리기 이전의 나, 나로서의 나, 두 세계에서 동시에 사는 것이 가능했다."라고 기쁘게 고백합니다.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는 능력이다. 나는 질문으로 가득할 때 내 얼굴이 가장 진실하다고 생각한다.

 

일생 동안 자신의 글과 삶을 통해 '진실함'을 보여준 헤닝 만켈은 마지막 에세이 <사람으로 산다는 것>에서도 그 진실함을 오롯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나는 얼마나 스스로에게 진실한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2024.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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